컴퓨터 자판배열과 한글 자모순서, 정보기술용어 등에 대한 한민족 공동안이 마련됐다.
「제5차 코리안 컴퓨터처리 국제회의(ICCKL)」에 참석중인 진용옥 우리측 대표단장(국어정보학회장)과 북한의 박영신 과학기술총연맹 중앙위원회 서기장은 24일 중국 옌지 개원호텔에서 페막된 최종 회의에서 컴퓨터 자판배열과 한글 자모순서 등에 관한 남북 공동안을 마련, 서명했다.
남북은 또 한글을 앞으로 훈민정음에서 이름을 딴 「정음」으로 부르기로 했으며 이를 국제표준기구에 등록키로 했다.
남북한은 이날 컴퓨터 자판배열과 관련, 지난 96년에 합의한 2벌식 자판 공동안에 옛글자 4자(△, ㆁ, ㆆ,·)를 포함시키기로 했고 제외된 자판에 대해서는 남북한, 중국 등에서 사용자 실험과 컴퓨터 모의실험을 병행, 실시키로 했다. 또 남북한은 이를 위해 매년 글꼴 전시회를 공동 개최키로 했다.
또 정보기술 용어 표준화를 위해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정보기술분야의 표준용어인 ISO 2382에 멀티미디어·인공지능(34편까지) 등의 분야를 포함시켜 올 연말까지 우리말 용어와 해설을 담은 「국제표준정보기술용어사전」 2판을 출간키로 했다.
또 ISO 10646(한글 4바이트 유니코드)에서 「한글」이라는 명칭을 「정음(JEONGEUM)」으로 바꾸기로 했다.
남북한은 또 음성 말뭉치(CORPUS) 공동 개발, 인터넷 도메인의 한글 이름 공동 개발·사용, 말쓰셈다(언어·수학·정보능력) 검정시험의 공동 출제 등에 합의했으며 중국 옌볜내 정음공학연구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진용옥 국어정보학회장은 이날 『남북한간 언어와 정보기술 교류분야에서 최장, 최다회를 기록하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으며 정보기술 국제 표준의 공유화 및 상호유통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이정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지난 22일부터 열린 「ICCKL 2001」에는 남북한 관계자와 중국 홍병용 조선어 정보학회 이사장 등 중국의 정보기술 학계·관계 1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옌지(중국)=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