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무선 네트워킹 표준경쟁이 2라운드에 들어섰다.
27일 「C넷(http://www.cnet.com)」에 따르면 와이파이(Wi-Fi:IEEE 802.11b)로 1차 표준경쟁에서 승리한 북미진영과 이전의 실패를 만회하려는 유럽진영이 각기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내놓고 새롭게 표준화 경쟁을 시작했다.
아이트리플E(IEEE : 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를 중심으로 한 미국진영은 새 무선 네트워킹 표준으로 IEEE 802.11a를 제안해 놓고 있다. 802.11a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54Mbps급으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IEEE 802.11b보다 5배 정도 빠르다. 현재 인텔·시스코시스템스 등 미국 하이테크 업체들이 802.11a 기술과 지원제품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으며 시스코의 경우 지난해 11월 802.11 칩 제조업체인 래디에이터를 2억9500만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미국진영에는 일본 주요 업체들도 가세하고 있다.
802.11a를 지원하는 첫 네트워킹 제품이 올 연말께는 출시될 전망이다. 그러나 초기 802.11a 지원제품의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어 시장활성화는 2003년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시장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에 맞서 유럽에서는 유럽통신표준협회(ETSI : European Telecommunications Standard Institute)가 새로운 무선 네트워킹 기술 하이퍼랜(HyperLAN)2를 내놓고 표준경쟁에 나서고 있다. 스웨덴 통신업체인 에릭슨이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하이퍼랜2는 802.11a보다 전송속도가 2배 정도 빠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이퍼랜2는 지원제품 제작의 기반이 되는 칩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802.11a 역시 주파주 대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위성주파수와 겹친다는 결점이 있어 표준획득의 향배를 속단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미국과 유럽이 이처럼 서로 다른 차세대 무선 네트워킹 표준을 고집하자 인텔·마이크로소프트·컴팩컴퓨터 등 일부 업체들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보다 시장활성화를 위해 양자의 안을 하나로 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802.11a와 하이퍼랜2는 모두 OFDM방식이기 때문에 통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북미와 유럽이 서로 다른 규격을 사용해 북미는 802.11a, 그리고 유럽은 하이퍼랜2를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정통부를 중심으로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 기술에 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또 삼성전기 등 업체를 중심으로 802.11a 관련 제품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정부의 경우 802.11a의 표준채택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 양 진영의 기술을 모두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