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게임리그 먹구름

프로게임리그 운영업체들이 정규시즌 개막 임박에도 불구, 아직까지 참여구단을 확정짓지 못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특히 일부 프로게임단들이 재정난 등을 이유로 게임구단을 잇따라 해체하거나 해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게임리그 운영업체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일 한국인터넷게임리그(KIGL) 운영업체인 배틀탑(대표 이강민)과 PKO(대표 임영주)는 프로게임단의 잇단 구조조정 바람으로 올 정규시즌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도 참여구단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KIGL은 오는 5일, PKO는 이달 초 정규시즌에 들어갈 방침이었으며 KGL을 운영하고 있는 이게임즈는 3월 말을 목표로 해왔다.

이같은 현상은 프로게임 구단주인 인터넷 벤처기업들이 재정난 등을 이유로 잇따라 프로게임구단을 해체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게임구단 수는 지난해 50여개에서 30여개가 감소한 20여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게임리그 운영업체들이 수익성 등을 이유로 대회 참가비를 지난해보다 평균 5∼7배 정도 높게 책정하는 등 과다한 참가비를 요구한 것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016, 삼성전자, KTB 등 13개 주요 구단주들은 최근 프로게임구단협의회를 결성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기도 했다.

배틀탑은 이에 따라 프로게임구단협의회 소속 13개 구단을 중심으로 리그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아래 긴급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배틀탑은 당초 제시한 대회 참가비를 대폭적으로 줄이는 한편, 대회 참가비에 따라 방송중계 등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회측과 협상에 나설 예정이며 금명간 이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구단중심의 리그를 포기하고 게임타이틀 중심의 대회개최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강민 사장은 『지난해의 경우 리그 운영업체들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많은 구단을 유치해 대회를 벌였지만 올해에는 수익성에 바탕을 두고 대회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리그 운영업체도 수익을 맞추고 구단주도 만족할 만한 협상안을 이번주내로 협의회측에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PKO도 프로게임구단 8개사와 협상중이며 프로게임구단협의회측과도 리그 참여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알려졌다. PKO는 3월 초까지 참여구단을 확정해 늦어도 3월 말에는 정규시즌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게임구단협의회측은 『현재 배틀탑 등과 리그 참여문제를 놓고 협의중이지만 KIGL을 포함해 어떤 프로게임 리그에 참여할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한 바 없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e스포츠의 기반인 프로게임 리그가 좌초될 수도 있는 만큼 리그 운영업체와 구단주, 방송사가 상생의 방안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