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초중고 정보화교육>(2)정보화 교육의 일반적 현황

요즘 초등학생들이 방과 후에 실시하는 「특기적성」 시간에 가장 인기 있는 과목 중 하나는 바로 컴퓨터다. 「특기적성」 시간이란 교육부가 과외를 없애자는 취지에서 방과 후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1만∼2만원의 수강료를 받고 영어·컴퓨터·미술·음악 등의 특기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특기적성 시간에 가장 인기 있는 과목이 바로 영어와 컴퓨터다.

특기적성 시간에 이뤄지는 컴퓨터 교육은 학교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담임교사가 아니라 계약직 전담교사가 배치돼 1주일에 1, 2회 정도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학생들은 학교 실습실에 설치된 컴퓨터를 사용해 비교적 자유롭게 컴퓨터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다 일선 학교에서는 과학·컴퓨터 분야에 비교적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교사들을 「정보부장」으로 임명해 교사들의 정보화 마인드를 부추기고 학교의 전반적인 시설준비 상황 등을 점검토록 하고 있다.

교육정보화 부문에서 최근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 학교 인프라 부문이다. 일례로 강북 지역에 위치한 삼광초등학교의 경우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전체 24개 학급 가운데 교육용PC가 보급된 학급은 절반 정도에 그쳤으나 지난해 말 전학급에 PC와 프로젝션TV가 들어왔다. 물론 학급별로 보급된 PC는 인터넷 고속회선에 연결돼 있다.

이 학교의 한 담임교사는 『파워포인트로 학습자료를 만들어 프로젝션TV를 통해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교육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며 멀티미디어 교육환경에 상당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프로젝션TV가 들어오기 전에는 모니터가 작아 뒤쪽에 앉아 있는 학생들은 보기가 곤란했다. 그러나 이제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됐기 때문에 파워포인트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교안을 작성하면 학생들이 보다 쉽게 교과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홈페이지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거나 e메일 계정을 따로 갖고 있는 학교도 이제 적지 않다. 광주지역 소재 무등초등학교는 지난해부터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학생자치회 활동, 교사들간 교육자료 교환, 학부모회 활동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이 운영하는 「꿈나무 푸른교실」 등 인터넷 교육사이트나 KBS 교육비디오 설명자료 등을 홈페이지에 올려놔 교사들이 멀티미디어 교재로 활용토록 하고 있다.

이처럼 교육환경이 바뀌면서 컴퓨터 조기교육 열풍도 일고 있다.

강북지역에 위치한 영동초등학교의 4학년생인 이모군은 2학년 때 학교에서 진행하는 컴퓨터 교육을 받았다. 이 교육은 초급(한글 워드프로세서·타자연습 등)·중급(프로그램 압축해제 등)·고급(인터넷 서핑) 등으로 이뤄졌는데 학교 실습실에는 40여대의 PC가 설치돼 있어 컴퓨터 전문교사로부터 컴퓨터를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이군은 학교 교육과는 별도로 사설 컴퓨터학원도 3개월 정도 다닌 경험을 갖고 있다. 학교에서 컴퓨터를 배우기 전에 사설학원에서 컴퓨터를 접한 것이다. 이제는 간단한 인터넷 서핑이나 e메일 사용 등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만큼 컴퓨터에는 자신이 있다.

물론 게임을 갖고 노는 시간이 너무 많아지는 등 부작용도 있기는 하지만 학부모들보다는 오히려 어린 학생들의 새로운 기기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난 게 사실이다. 한 교사는 『5, 6학년 정도가 되면 선생님들보다 오히려 컴퓨터를 잘 아는 학생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정보화 자격증을 따기 위해 준비하는 학생도 더러 있다』고 말한다.

분명 이제 정보화 교육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과연 우리 교육현장은 정보화 교육을 충실히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일까.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