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 중계유선방송의 케이블TV방송국(SO) 전환을 앞두고 가입자 유치를 위한 신구 SO간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계유선방송의 SO전환이 이뤄지는 43개 구역을 놓고 기존 SO와 전환 SO가 가입자 확보를 위해 저가형 티어 상품을 신규로 제공하거나 무료시청 행사를 장기간에 걸쳐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기존에 단일 SO가 케이블TV 사업을 벌이던 SO구역에 복수 사업자가 등장하게 되면서 한정된 가입자를 놓고 서로 끌어가기 위한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부분의 전환SO들은 기존 중계유선방송 가입자를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2000원에서 3000원 수준의 저가형 상품을 SO전환 이후에도 존속시킬 방침이어서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 서대문 지역의 S중계유선은 최근 가입자 확보를 위해 3만5000원에 달하는 설치비를 면제하고 수신료를 4000원에서 3000원으로 인하했다. 이 회사는 3월 중 복수프로그램공급업자(PP)의 프로그램을 추가로 편성한 후에도 별도 수신료를 받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지역의 C유선방송도 지난해 말부터 아파트 단지 및 지역신문 등을 통해 올 3월부터 무료 시험방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광고를 통해 SO 전환시 6개월에서 1년간 무료 시험방송을 실시하고 국민형 채널은 물론 재능방송·YTN 등 PP를 포함한 1만5000원짜리 기본형 채널도 무료로 내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전환SO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기존SO들도 저가형 티어링 상품을 내놓기로 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기존에 1만5000원짜리 기본형 채널만을 운영해오던 강남지역의 S방송 관계자는 『전환SO가 티어 가격을 낮춤에 따라 보급형 채널 구성을 적극 검토중』이라며 『중계유선방송의 티어 수준까지 가격을 낮추지는 못하겠지만 맞대응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전환SO와 기존SO가 경쟁적으로 수신료를 인하하면서 양 사업자 모두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가입자들도 양질의 서비스를 받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케이블TV SO협의회 정의영 처장은 『일부 사업자가 지나치게 저가의 티어링 상품을 내놓기 시작하면 시장질서가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질 뿐만 아니라 신구SO 모두 공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SO들이 자율적으로 티어링 채널의 하한선을 정하는 등 자정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