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캐시 배재현 사장

통신 단말기와 서비스, 인터넷 전자서명 인증서비스가 화학적 결합을 통해 빚어낼 수 있는 첨단 응용분야는 무엇일까. 여럿이 있겠지만 최근 각광받는 아이템 가운데 하나가 스마트카드형 전자화폐 사업이다.

『B2B·B2C를 막론하고 e비즈니스 환경에 가장 병목이 되는 지점은 바로 안전한 지불·결제 문제입니다. 스마트카드형 전자화폐는 IC카드 기반기술을 바탕으로 가장 확실한 결제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모토로라와 서울이동통신·한국전자인증에서 통신과 전자서명 등 전자화폐 관련 분야를 두루 섭렵하고 지난해말 비자캐시코리아의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배재현 대표(45)의 비전이다.

배 사장의 이력이 언뜻 보기엔 전자화폐와 무관한 듯 느껴지는 게 사실. 하지만 현재 상용화 초기단계인 IC카드형 전자화폐가 현실과 빠른 접목을 시도중인 분야는 바로 이동통신 및 전자서명 서비스라는 점에서 배 사장은 가장 적합한 인물로 「선택」된 사령탑이다.

『IC카드 전자화폐가 일부 실물가맹점 등에서 제한적으로 선보이면서 활용도가 극히 빈약한 실정이지만 지금은 시작일 뿐입니다. 온라인 전자상거래(EC)의 인증수단, 이동통신단말기의 전자화폐칩(UIM), 각종 체인점의 소액결제수단 등 전자화폐가 뻗어나갈 응용시장은 무궁무진합니다.』 배 사장의 확고한 신념이다.

하지만 현재 시장상황이나 경쟁환경이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자화폐는 다양한 IC카드 응용서비스가 함께 성숙하면 절로 확산될 수 있지만, 홀로 크기엔 역부족인 분야라는 게 배 사장의 진단.

당초 이달로 예정된 시범서비스를 오는 5월, 상용발급은 8월로 각각 미룬 것도 보다 내실있는 준비와 광범위한 사용자층 확보를 위해 내린 결론이다. 배 사장은 『오프라인 파트너들인 SK텔레콤·삼성물산·롯데칠성 등 주주사들이 단말기 확충 및 고객 확보를 위해 공동 마케팅을 전개함으로써 실제 잠재 사용자층의 저변은 여느 전자화폐 상품보다 풍부할 것』이라며 비자캐시만의 저력을 확신했다. 비자캐시는 사업 원년인 올해 100만장 카드발급과 단말기 3000대 보급이라는 소박한 목표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배 사장은 『순수 수수료 수입으로만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2∼3년 후에는 손익분기점에도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의 성공모델을 발판으로 향후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서한기자 hseo@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