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원텔레콤 외자유치 무산위기

세원텔레콤의 외자유치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세원텔레콤은 지난 1월에 실시한 외자유치대금 총 720억원 중 절반 가량이 1차로 2월말까지 유입될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세원텔레콤 관계자는 『계약사항 중 기술이전 및 단말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 세부조건이 맞지 않아 자금유입이 지연되고 있다』며 『공시사항인 만큼 이번달까지 외자유치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현재로선 조건이 맞지 않아 유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외자유치 무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세원텔레콤은 지난 1월 30일 공시를 통해 중화권 다국적지주회사인 체리시와이어리스커뮤니케이션과 이동통신단말기 관련 기술이전을 조건으로 주당 1만8000원의 가격으로 720억원 규모의 외자유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세원텔레콤은 당초 자본제휴 형태로 360억원, 기술이전협상을 통해 360억원의 외자를 유치해 이 자금으로 보통주와 우선주로 각각 200만주씩 총 4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세원텔레콤은 400만주의 신주발행을 통해 415%(2000년 9월말 현재)이던 부채비율을 120% 수준으로 끌어내릴 예정이었으나 외자유치가 난항을 겪으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원텔레콤 관계자는 『외자유치가 무산되더라도 회사가 유동성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부채비율도 최근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다른 방법으로 계획대로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원텔레콤의 외자유치를 둘러싼 증권가의 시각은 곱지 않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최종 외자유치 계약을 체결했다고 확정공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외자유치가 무산될 경우 세원텔레콤은 신뢰도에 손실을 입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인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세원텔레콤측에선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및 범유럽형(GSM) 단말기 제조기술 이전조항 이견으로 협상이 결렬되고 있다지만 이미 투자자와 약속을 저버려 신뢰도가 의문시된다』며 『현 주가(4270원)를 감안할 때 설령 추후에 협상이 마무리되더라도 주당 1만8000원에 외자유치를 성사시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세원텔레콤은 이날 외자유치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하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