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전자원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관계 부처가 4개 부처로 흩어져 자원관리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다 유전자원에 대한 총괄적인 데이터베이스(DB) 및 네트워크 시스템도 전혀 구축돼 있지 않아 국제적으로 지적재산권 보호에 허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유전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총괄 입법제도 도입과 유전자원을 국내 관련기관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생물 다양성 관리 기구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특허청이 올초 생명공학연구원 유전자원센터에 용역을 의뢰해 연구한 「유전자원 현황 조사 및 지식재산권 관련 연구사업」 보고서에서 4일 밝혀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유전자원의 보존 및 관리 부처가 과학기술부와 환경부·농림부·해양수산부 등으로 다원화돼 있으며 관련 법령도 부처별로 세분화해 일관성 있는 정책 수립과 집행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전자원의 해외 반출을 통제할 수 있는 체제가 전혀 없는 데다 유전자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려는 노력도 부족해 유전자원을 효율적으로 보존·활용할 수 있는 총괄 입법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전자원을 이용한 등록특허가 지난해 11월 현재 2327건으로 지난 97년 이후 매년 300건 이상 급증하는 등 유전자원을 활용한 생명공학 관련 특허 등록이 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확보된 유전자원에 대한 총괄적인 DB센터나 네트워크 시스템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생물 다양성 관리 기구를 구축, 유전자원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를 파악한 후 유용 유전자원에 대한 집중적인 보존 및 확보·활용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유전자원을 특허화하고 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전문인력 육성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이 보고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달 말쯤 과학기술자문위원회·농림부 관계자와 산학연 및 지적재산권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유전자원 보호 전문가 그룹회의를 열어 오는 4월 30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유전자원 및 전통 지식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국내 유전자원 현황 및 체계적인 분석 자료가 미흡한 데다 유전자원과 연계된 지재권 관련 조사 연구가 미비해 국제적 논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도 서둘러 유전자원 관련 총괄 입법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 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