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에 기반을 둔 굴뚝기업에 e비즈니스의 무조건적 대입은 무의미합니다. 인터넷·정보기술(IT)이라는 옷을 입기전 그에 맞는 몸을 만들어야 합니다.』
LG화학 최고지식경영자(CKO) 김종팔 부사장(48)은 제조업체의 성공적 e비즈니스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지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 98년부터 1년여에 걸친 구매조직 통합작업을 통해 구매 프로세스를 표준화하는 등 본격적인 e비즈니스 도입전 내부 다지기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했다. 작년에는 PwC로부터 6개월에 걸친 e비즈니스 컨설팅도 받았다. 현재 LG화학이 추진중인 4단계 e비즈니스 전략의 기저도 이 컨설팅의 결과다.
김 부사장은 『1단계 e비즈니스 전략인 「채널확장」은 성공적으로 안착한 편』이라고 자평했다. 작년부터 본격화한 온라인 판·구매 시스템에 따라 이 회사의 작년 총 구매물량(2조원 상당) 중 60%가 이같은 시스템을 통해 거래됐다고 덧붙였다.
물론 온라인 판매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 LG화학 제품의 온라인 판매율은 20%선을 못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은 『고객사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나 군소 도매상이기 때문에 전자구매 자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이 많다』며 온라인거래의 활성화에 한계점을 내비쳤다.
『화학분야는 최신 기술정보 획득이 관건입니다. 따라서 인터넷을 통해 고객사를 대상으로 최신 기술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등 다양한 e부가서비스로 중소업체의 온라인구매를 적극 유도할 계획입니다.』 캠와이드·폴리머와이드 등 4개 「e세일즈」용 e마켓을 운영중인 LG화학은 올해 말께는 인터넷을 통한 판매비율을 40%선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LG화학의 e비즈니스 추진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되는 해다. 오는 4월 기존 LG화학이 LGCI(Chem Investment), LG화학, LG생활건강 등 3개 독립법인으로 분할되기 때문이다.
『이번 회사분할을 계기로 2단계 e비즈니스 전략, 즉 「밸류체인(Value Chain) 통합」 작업을 본격 추진합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구축, 외자·물류 아웃소싱 등이 바로 이 시기에 해야 할 작업입니다.』
지난 76년 대학(연대 경영학과) 졸업 직후부터 20여년을 줄곧 LG화학과 함께 해 온 김 부사장은 사내 전사업의 e비즈니스화와 사업간 통합 등 3·4단계 e비즈 전략을 순차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글=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사진=이상학기자 lees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