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전자 등 국내 반도체주들이 지속적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2일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모든 이동평균선을 깨고 주가가 내려 18만500원을 기록, 지난해말 수준으로 다시 밀려났고 현대전자도 이날 사상 최저치인 3375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이날까지 각각 7일, 4일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다수의 전문가들이 3·4분기 이후 반도체 경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황관을 유지하고 있고 삼성전자의 경우 인텔과의 램버스 D램 제휴 등 긍정적 변수들도 있지만 주가는 아직 뚜렷한 반등의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주의 주가상승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무엇보다 64MD와 128MD 등 반도체 현물가격의 약세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7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64MD램과 128MD램 가격은 7개월이 넘게 하락하고 있다. 최근 64MD와 128MD는 각각 2달러 20센트, 4달러 20센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재의 현물가격대는 총원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변동비 수준의 이익 창출도 내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업계내 자체 감산은 소폭 진행되고 있을 뿐, 과거와 같이 획기적인 감산이나 감산 공조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64MD와 128MD 현물가격이 각각 2달러, 4달러 이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나스닥의 기술주 폭락 여파로 증시 수급 사정도 좋지 않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를 연일 순매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초 57.5%에서 55.79%로 낮아졌고 현대전자의 외국인 비중도 지난해말 35%대에서 27.1%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마이크론테크놀로지·차터드반도체·인텔 등의 약세로 지난달초 730선에서 2일 현재 570대로 22.3% 추가하락한 상태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데는 최소 13개월이 소요돼 왔고 삼성전자가 램버스 D램의 수혜를 보는 시기도 빨라야 3·4분기말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국내 반도체주들의 주가가 추가하락할 요인은 크지 않지만 본격적 반등은 빨라야 3·4분기 이후에나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시황이 나쁘더라도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증가하는 추세로 전환되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상승세로 반전될 수 있다』며 『1월 삼성전자의 매출 중 싱크크로스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이하로 낮아지는 등 삼성전자의 분기별 순이익이 증가세로 전환되는 시점이 빠르면 2·4분기로 판단돼 현 주가는 중장기투자가라면 매수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