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
1회:로봇산업이 변하고 있다
2회:장난감에서 휴머노이드로
세상의 모든 로봇은 작동완구에서 시작했다. 연 500억달러인 세계 완구시장에 부는 로봇열풍, 국내 완구산업과 로봇산업의 접목방안.
3회:안방에 들어온 로봇 -청소기에서 배우자 로봇까지
신가전 개념으로 속속 등장하는 생활로봇과 방범·사무용 로봇의 국내외 개발현황.
4회:산업용 로봇의 새 물결 -바이오로봇과 광부품로봇.
생명공학과 광부품소자 등 새로운 산업분야에 쓰이는 특수로봇시장 분석.
5회:로봇의 휴먼화 -인간형 로봇개발 어디까지
IT기술과 결합된 인간형 로봇의 개발방향.
6회:인간과 로봇의 결합 -기계로 만든 근육
인공의족·인공의수 등 재활분야에 투입된 로봇기술의 개발현황. 미세로봇 등 의료용 로봇시장 분석.
7회:기로에 선 국내 로봇산업
힘을 잃은 국내 대기업 산업로봇시장, 취약한 연관산업 현황.
8회:팔리는 로봇을 만들어라
로봇프로젝트 실패사례와 경제논리에 입각한 벤처기업들의 로봇사업전략 비교.
9회:로봇 강국으로 가는 길
전문인력 양성대책, 정부지원책.
외신에서 연일 로봇에 대한 관련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한때 한물간 것으로 여겨졌던 로봇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더구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등은 미래 경제를 짊어질 유망산업으로 다시 로봇을 주목하고 있다. 로봇기술도 빠르게 발전하면서 로봇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산업현장에 있던 로봇이 우리 안방에 들어왔다. 정보기술(IT)과 접목되면서 이제까지 소설속에서 그려졌던 로봇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흐름과는 달리 아직도 우리 로봇산업은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로봇산업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로봇산업의 변화와 우리의 취약한 현실을 9회에 걸쳐 집중 점검해 본다. 편집자
「마징거 Z」에서 「아이보」로.
폭력적인 이미지의 강철군단 로봇이 21세기 들어 친근한 애완견으로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먼 미래의 일로만 여겼던 로봇의 생활화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동성과 지능을 갖춘 인간형 로봇이 등장해 사람을 대체할 것이라는 호들갑마저 제법 그럴싸하게 들린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이런 변화의 실체에 대해 제대로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만화영화에 나오던 슈퍼로봇이 등장해 인간 노동력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21세기의 로봇산업은 슈퍼로봇 대신 사회전반의 구석구석에 스며드는 기술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로봇산업은 특정한 카테고리로 분류하기에 너무나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산업에서 우리보다 훨씬 앞선 미국과 일본 등은 이미 산업용 로봇분야에서 축적한 기술과 다양한 산학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가정용·엔터테인먼트·의료용 로봇개발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 선진국은 머지않아 안방과 학교, 직장의 책상 옆자리에까지 로봇이 투입되는 시기가 올 것으로 보고 차세대 로봇개발에 아낌없는 연구투자를 지속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로봇을 미래사회의 유용한 도구이자 일종의 동반자로 여기는 진보적인 사고방식이 퍼져가고 있다. 이러한 풍토는 오랜 산업화 과정에서 선진국이 축적한 기계문명에 대한 폭넓은 수용능력을 보여준다.
반면 우리의 경우 로봇을 보는 시각은 상대적으로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리는 향후 10년안에 독자적인 지능과 기동성을 갖춘 로봇이 일상생활에 등장할 경우 벌어질 사회적 파장에 대해 전혀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고 있다.
현재 우리의 로봇기술이 일본·미국보다 많이 뒤떨어져 있다고 해서 초조해할 필요가 없다.
「늦어다고 생각할 때가 빠르다」는 말처럼 마음만 먹으면 기술은 따라잡을 수 있다. 그럴 능력도 갖추고 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다. 우리 국민이 21세기 로봇산업혁명에 적응할 마인드가 덜 성숙됐다는 점이다. 이는 상당부분 로봇산업의 실체를 너무 어렵게 대하는 사회적 인식 부족에서 기인한다. 마인드 부족은 곧 로봇시장을 형성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장이 늦어질수록 그만큼 선진국에 시장을 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로봇축구의 창시자로 불리는 KAIST의 김종환 교수는 『세계 서비스로봇시장은 오는 2005년까지 50조원 규모로 급성장해 자동차산업에 준하는 거대 기간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로봇을 막연히 비인간적인 대상으로 간주하는 잘못된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로봇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면서 정부와 업계가 총체적으로 로봇산업을 육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