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화점 매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이 주도하고 있는 디지털홈쇼핑(대표 이인원)은 기본 방침과 관련해서는 타 컨소시엄과 유사하게 「생산자와 소비자가 동시에 만족하는 홈쇼핑 방송」과 「방송산업 발전과 소비자 보호에 역점을 두는 방송」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컨소시엄은 특히 기존 홈쇼핑과 차별화된 중저가시장 개척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일명 「마트형 홈쇼핑」으로 가정생활에 꼭 필요한 상품 중에서도 양질의 제품을 저가에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롯데쇼핑이 주도하는 디지털홈쇼핑 컨소시엄은 그 어느 컨소시엄보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컨소시엄이다. 「디지털홈쇼핑」이라는 신청법인명도 사업계획서 제출 이후 밝혀졌을 뿐만 아니라 롯데 계열사가 50% 가량 출자한다는 내용 외에는 주주 구성현황에 대해서도 공개된 바가 없었다.
타 사업자들이 컨소시엄 출범을 공식화하고 공개적으로 주주 모집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그도 그럴 것이 디지털홈쇼핑 컨소시엄을 이끄는 롯데는 이번 홈쇼핑채널 추가승인 신청과 관련해 두가지 부담을 안고 있다.
우선 오프라인에서 국내 최대 유통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롯데가 t커머스 영역인 TV홈쇼핑채널에도 진출하게 된다면 단일업체의 유통시장 장악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방송위원회 입장에서도 기존 양대 사업자가 LG와 제일제당이라는 대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또다른 대기업에 사업권을 내주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롯데 입장에서는 94년 1차 홈쇼핑채널 사업자 선정에서 이미 한번 고배를 마신 경험도 간과하기 어렵다. 두번째 도전인 이번 신청에서도 탈락할 경우 자존심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번에는 꼭 사업권을 따내야 한다는 다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같은 부담감 속에서도 롯데는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선정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사업 운영을 통해 능력을 확실히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노하우 위에 디지털홈쇼핑 컨소시엄은 롯데닷컴·롯데백화점·세븐일레븐 등을 연계한 완벽한 서비스로 TV홈쇼핑시장에서도 고객이 만족할 만한 사업운영을 자신하고 있다.
이러한 자신감 탓인지 참여업체도 405개에 이른다. 롯데는 직접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컨소시엄 참여를 종용하기보다 오히려 여러 컨소시엄들이 적극적으로 롯데측과의 합병을 원했다는 후문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홈쇼핑채널사업 포기로 갈 곳을 잃었던 산하 단위협동조합들의 경우도 될성부른 컨소시엄을 찾아 디지털홈쇼핑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주주 구성 어떻게 이뤄졌나=사업계획서 제출 마감 직전까지 참여업체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디지털홈쇼핑의 주요 주주는 롯데쇼핑·태광산업·유한양행·자네트시스템·에이스침대 등이다.
타 컨소시엄과 마찬가지로 디지털홈쇼핑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405개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658개 업체로 구성된 세우연합홈쇼핑 컨소시엄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업체가 포함돼 있다.
부문별로는 △24개 케이블TV방송국(SO), 프로덕션, 방송장비업체를 포함한 방송관련 업체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 산하 93개 단위협동조합 △정보통신부문 벤처기업 △유통전문기업 및 물류·택배기업 다수 등이 고루 포진해 있다.
디지털홈쇼핑 컨소시엄은 롯데쇼핑 및 계열사가 50% 가량의 지분을 참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대기업 컨소시엄이라는 이미지를 내비치고 있으나 400개가 넘는 업체가 손을 잡고 있어 재벌 컨소시엄이라는 인상을 희석시킨다.
특히 기존에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씨앤텔의 주도로 진행돼온 컨소시엄이 기협중앙회의 중도하차로 무산된 이후 영향력 있는 컨소시엄에 합류할 의사를 밝혔던 단위협동조합들이 이 컨소시엄에 참여함으로써 중소기업 판로 지원이라는 명분까지 확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