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보(Bobo)는 산업화시대의 부르주아(Bourgeois)와 보헤미안(Bohemian)의 성향을 함께 내포하고 있는 21세기 신인류를 이르는 신조어다. 신인류는 야망과 성공에 대해 집착한다는 점에서 부르주아 성향을 보이고 있지만, 동시에 어느 한곳에 정착하지 않는 방랑성과 기존 질서에 반발하는 저항성을 함께 갖고 있다는 점에서는 보헤미안적 성향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보보란 말은 신인류의 이러한 성향을 간파한 월스트리트저널 출신의 기자 데이비드 브룩스가 지난해 처음으로 만든 말이다.
보보가 사회의 새로운 주도층으로 부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 것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닷컴비즈니스가 출현한 90년대 중반 부터다.
대다수가 닷컴 비즈니스와 같은 직업을 가진 보보들은 환경주의와 건강주의 그리고 평등주의의 삶을 살면서 자본을 중시하던 기존의 엘리트계급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였다. 예컨대 보보들은 돈을 숭상하던 기존 엘리트계급의 풍요로움과 물질주의에 반대하는 성향을 보였다. 이들은 또한 자신들 스스로 부자이면서도 욕심쟁이가 아니며 윗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면서도 비굴하게 굴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 보보들은 본능적으로는 반기득권적이지만 자신들이 새로운 기득권 계층이 되었다는 사실도 아울러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보보에 대한 논의는 이제 21세기 신인류라는 개념을 넘어 새로운 세기의 신흥 지배계급으로서의 존재가치와 역할에 대해 집중되고 있다고 하겠다.
<논설위원 j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