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전자상가의 수입가전매장들이 밀수 및 상표도용 제품의 취급을 중단하는 등 자체 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전자상가에서 음성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일본 유명브랜드 제품의 상표권을 쥐고 있는 일본 가전업체들이 속속 한국에 진출하면서 지금까지 묵인돼 왔던 상표권 도용 문제를 적극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일부 일본 가전업체들은 상표권을 담당하는 변리사를 정해 검찰과 세관 등과 협조체제를 구축, 주요 전자상가에 음성제품의 취급 중단을 요청하는 것은 물론 현재 상가에서 유통되는 밀수와 상표도용 제품에 대해 사전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주요 전자상가들은 밀수제품 취급으로 인한 상가이미지의 훼손을 막기 위해 자발적으로 수입매장을 중심으로 자체 정화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테크노마트 4, 5층 수입가전매장 상우회는 파나소닉과 JVC, 소니, 아이와 등 일본 상표를 부착한 가짜이어폰(상표 도용상품)을 취급한 매장에 대해 상우회 차원의 징계를 내렸다. 2∼3일 단전조치라는 처방을 내린 상우회는 향후 자체 정화를 확대해 불법 제품 취급으로 인한 상가 이미지 하락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용산전자랜드도 상우회 차원에서 공문을 만들어 문제의 소지가 있는 밀수 또는 상표 도용제품의 취급을 자제해 달라고 각 매장에 요청한 상태다. 특히 향후 검찰과 세관들의 집중단속이 예상되는 만큼 우선 불법의 소지가 있는 제품을 진열대에서 내리고 점차 취급비율도 낮춰 상가 이미지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용산의 나진상가, 터미널상가, 서초동 국제전자센터 등도 최근 이어폰 등 브랜드 도용제품과 밀수제품에 대한 단속이 거세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이와 관련, 전자상가 상우회 한 관계자는 『최근 외국 가전업체 상표권 담당자들과 세관 및 검찰 관계자들의 상가 방문이 잦아지고 있고 실제로 몇 개 매장이 상표권 위반 혐의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구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라며 『외국 가전업체들로서도 전자상가의 판매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상우회 차원의 자체 정화를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