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PC업체들 사이에 자사 데스크톱 및 노트북용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를 대만산으로 쓰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국내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컴팩·델·IBM 등 미국 PC업체들은 PC시장 위축에 대응한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TFT LCD를 대만업체로부터 공급받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PC업체들은 우수한 품질과 오랜 거래 관행으로 인해 한국과 일본산 TFT LCD를 써왔으나 최근 TFT LCD의 가격하락이 지속되자 값싼 대만산 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대만업체들에 고정 거래처를 빼앗길 우려가 있다고 보고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델과 컴팩은 최근 대만의 TFT LCD업체인 한스타디스플레이로부터 노트북용 12.1인치와 모니터용 15인치 TFT LCD의 샘플을 공급받은 데 이어 구체적인 구매조건과 물량을 협의 중이다. 두 회사가 한스타에 타진한 공급물량은 총 월 5만∼6만개 수준이며 3분의 2가 15인치 제품이다.
IBM과 HP 등도 한스타를 비롯한 대만의 TFT LCD업체를 대상으로 공급처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PC업체들은 지난해 일부 대만산 TFT LCD제품을 구매한 적은 있으나 일정한 물량을 고정적으로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적은 없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관계자들은 『계약이 체결된다고 해도 물량이 크지 않으며 설령 미국 업체가 대만산을 쓴다 해도 우리보다는 일본업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다만 미국 업체들의 구매처 다변화로 가격인하 압력이 가중돼 채산성이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