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선진 각국들은 다양한 형태의 정보통신활용교육(ICT)이나 웹기반교육(WBI)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몬스터교환 프로젝트」 「이가 빠졌어요 프로젝트」 「대통령 프로젝트」 등이다.
「이가 빠졌어요(Taking a Tooth Count) 프로젝트」는 영구치가 나오기 시작하는 7, 8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IT와 산수, 과학을 가르치는 1주일짜리 ICT교육과정이다. 이가 빠지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는 초등학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빠진 이의 개수를 비교해보고 동시에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교육하는 수업이다. 전자우편으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다른 학년의 학생들과 사귀는 효과도 있다.
「몬스터 프로젝트」의 경우 학생들이 상상에 의해 만든 가공의 몬스터(괴물)를 그림으로 그린 후 이를 문장으로 표현해 e메일로 보내면 수신한 학생이 몬스터의 그림을 그대로 재현하는 ICT교육이다. 이 과정을 통해 그림그리기, 문장 표현력, 인터넷 사용법 등을 익힌다.
이같은 일련의 ICT교육과정은 단순히 하나의 과목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수학·미술·건강·인터넷 등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요구한다.
그렇다면 국내 실정은 어떤가. 현재 국내 교육계 현실에서 ICT 및 WBI교육을 말하는 것은 이상에 가깝다.
우리나라의 7차 교육과정은 ICT와 WBI를 활성화해 학생들의 자율적인 학습능력을 높이고 창의력을 제고한다는 정책목표를 갖고 있다. 이같은 목표하에 교육당국은 국민공통교육과정에 해당하는 교과목에 대해선 전체 교육과정의 10% 이상을 ICT나 WBI를 활용할 것을 일선 학교에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ICT나 WBI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선 일선 교사들이 정보통신기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정보통신기술과 기존의 교과목을 연계할 수 있는 커리큘럼과 교수법을 개발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말이 쉽지 가뜩이나 잔무에 시달리고 있는 교사들 입장에선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일선 교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파워포인트 등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교안을 적성하거나 에듀넷 등 교육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자신들의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려받는 정도에 그친다.
학교에 컴퓨터 전담교사가 1, 2명에 불과하고 다른 교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이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에 별로 관심이 없을 경우 ICT교육은 한낱 정책적인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지난 99년 KERIS가 교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교사들의 문서 작성능력은 전체의 98.4%, 인터넷 검색능력은 77.4% 수준이었다. 하지만 응용 소프트웨어 활용능력 수준은 4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부 등 정부부처와 관련기관에서 ICT교육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 활용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내놓은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수업사례」 등 몇몇 사례가 있으나 이들 책은 교과별로 대표적인 수업 유형만을 제시하고 있다. 그나마 예산문제 등으로 보급이 제대로 안됐다. 정보통신 활용교육 사례를 다룬 외국 책들이 일부 번역돼 나와 있지만 국내 현실에 맞지 않는 경우도 많아 그대로 우리 수업에 적용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실제로 ICT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정보통신기술에 문외한인 교사와 컴퓨터 전문교사들이 공동으로 다양한 교육용콘텐츠와 교안을 개발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