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엔터테인]사이버시대의 마약, 게임중독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PC게임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원도 가지 않고 PC방에 가서 시간과 용돈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여자친구가 요즘 게임에 빠져 데이트할 시간도 없어요. 마지못해 데이트를 하더라도 게임얘기만 합니다.』

『제 남편은 매일 PC방에서 살다시피합니다. 심할 경우에는 며칠동안 집에도 안 들어오고 게임만 합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청년의사 인터넷 중독 치료센터(http://netmentalhealth.fromdoctor.com)의 게시판에는 게임중독에 빠진 애인을 둔 사람이나 자녀를 둔 학부모의 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남편이 게임에 빠져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는 등 이를 하소연하는 아내의 눈물어린 글도 심심찮게 올라오곤 한다.

PC방에도 게임중독이 의심되는 사람들이 한두명씩 발견되곤 한다.

PC방 아르바이트생인 김인규씨(20)는 『하루 10시간 동안 쉬지 않고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고 사흘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게임을 하는 사람을 본 적도 있다』며 게임중독자들의 실태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소개했다.

중독이란 술이나 약물·오락·도박 등을 통해 기분을 좋게 만들려 집착하다 모든 것으로 잃게 되는 뇌의 특수질병이다.

특히 사이버시대가 되면서 정보이용자가 지나친 컴퓨터 접속으로 인해 심각한 사회적·정신적·육체적·금전적인 지장을 받는 사이버중독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이버중독의 유형은 보통 통신·게임·음란물 중독 등으로 나뉘는데 가장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게임중독이다.

온라인게임을 하다 게임내 아이템을 잃었다고 상대방을 찾아가 폭력을 행사해 구속되는 사례는 이제 더 이상 뉴스거리가 아닐 정도로 흔한 일이 됐으며 최근에는 게임에 빠진 한 중학생이 동생을 흉기로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까지 벌어졌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게임에 중독된 많은 이들은 강박감·편집증 등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비만·체력저하 등 신체 이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 일에 집중하지 못하며 종종 게임 속에 살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기도 한다.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의 경우 중독될 뿐만 아니라 폭력적으로 변하게 된다. 게임에서는 아무 거리낌없이 수만명씩 죽이는데 이러다보면 아이들의 머리속에는 온갖 폭력이 난무하게 되며 현실의 폭력에도 무감각해진다. 아주 심각한 게임중독자들 중에는 꿈속에서도 게임이 지속되어 잠꼬대를 하기도 한다. 또 거리를 지나는 사람이 게임속 적처럼 보여 적대감을 표출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게임 속에서 자신의 분신을 만들어놓고 자신의 판단과 선택에 따라 서로 사랑·증오·경쟁·협력을 할 수 있어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세계를 맛보게 하는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은 중독강도가 더욱 높다고 한다. 게임속의 자신과 현실의 자신을 동일시하다 보니 게임속에 더욱 빠져 들고 현실이 게임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게임의 대부분이 폭력일변도이고 점점 룰도 없이 마구잡이로 자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폭력장면은 많이 보는 것만으로도 공격적인 사고나 행동을 활성화시킨다. 아무런 이유 없이 행해지는 폭력이 청소년들에게 그대로 각인된다면 그 폐해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게임중독이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말한다.

점차 어려워지는 게임의 특성상 아쉽게 끝난 게임에 끝까지 도전하게 만든다. 또 폭력게임의 경우 인간에게 잠재되어 있는 파괴본능을 만족시킨다. 특히 현실에서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도 가상공간에서는 강력한 파워맨으로 자신을 인식해 성취욕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게임에 탐닉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욕구불만이 많은 사람일수록 게임중독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게임중독은 초기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알아서 그만 두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다가는 자칫 정신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현수 청년의사 인터넷 중독 치료센터장(36)은 『무조건 게임을 못하게 막으면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며 『여럿이 함께 하는 스포츠나 놀이로 유도하는 등 주위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게임중독 관련 홈페이지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http://www.comkeeper.co.kr

사이버중독정보센터 http://www.cyadic.co.kr

인터넷중독온라인센터 http://cyber.korea.ac.kr

청년의사 인터넷 중독 치료센터 http://netmentalhealth.fromdocto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