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정통부·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소프트웨어진흥원 등 관련 기관 합동으로 이번주부터 대대적인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단속이 실시되자 그동안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오던 일반 기업들과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정품 소프트웨어 구입예산 확보, 불법 소프트웨어 경보체제 구축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반 기업들과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이번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을 계기로 국내에서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이 앞으로는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정품 소프트웨어 구입예산 확보, 경보시스템 구축 등에 부심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I사의 경우는 1억원의 예산을 들여 정품SW 교체작업을 벌였으며 중소기업인 S사의 경우도 SW구매를 위해 3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대전소프트웨어지원센터내 모 업체 역시 최근 복제품 대신 외국산 웹편집기를 정식 구입한 데 이어 카피당 100만원선인 MS사의 「비주얼 소프트 스튜디오」 정품을 구입했다.
LGEDS·SKC&C 등 SI업체들 역시 사내에 불법 소프트웨어 감사팀을 구성, 운영하고 서버에서 불법 소프트웨어를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거나 현재 시스템 구축을 준비중이다.
대덕에 위치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몇년전부터 외국 유명 소프트웨어 공급사 및 국내 주요 소프트웨어 제공업체들과 업무용 소프트웨어 사용과 관련해 「사이트 라이선스」를 체결, 정품사용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지난해 정통부로부터 「클린 사이트」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는 학생과 학교 직원들로 구성된 자체 점검 조사반을 편성, 운영하고 있다.
한편 이번 소프트웨어 불법복제품 단속을 계기로 정부가 강압적인 분위기속에서 단속을 벌이기보다는 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소프트웨어진흥원 등의 기관이 주축이 돼 「SPC오디트」 등 불법제품 확인 소프트웨어 보급, 정품사용 캠페인 등 각종 계도성 사업을 추진하거나 정품 입증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현재 단속과정에서 정품임을 입증할 수 있는 증빙자료로 정품CD, 구매영수증, 거래내역서, 라이선스 계약서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제품구입시 사용자 등록을 하면 정당한 소프트웨어 구매로 인정하는 등 입증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을 조장하는 정부 및 공공기관의 최저가낙찰 관행도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례로 모 SI업체의 경우 프로젝트 수주가를 낮추는 과정에서 일부 SW만 정품으로 제공해 불법복제를 조장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 업체는 프로젝트를 위해 필요한 개발툴 수량인 80카피(개발자당 1카피) 대신에 10카피만 구매했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SI업체들이 저가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정품 소프트웨어를 적게 공급하는 사례가 자주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정품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예산이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