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스템사업 강화한다

삼성전자가 서버·워크스테이션 등 시스템사업을 크게 강화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델컴퓨터의 워크스테이션(WS)을 공급받기로 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인텔과 PC 서버사업을 위한 별도의 e비즈니스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협정을 체결하는 등 이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자사의 PC 서버인 「스마트 서버」의 경우 인텔의 화이트박스를 가져다 각종 솔루션을 얹어 판매하는 이른바 조립서버 수준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무정지 서버라 불리는 폴트톨러런트 서버의 경우는 한국썬으로부터 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다.

연초에는 델컴퓨터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OEM 방식으로 연간 5000만달러 규모의 WS을 공급받기로 했다. 물론 HP로부터 WS 화이트박스를 공급받아 판매하는 조립수준의 WS을 판매하는 사업도 병행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텔과 64비트 프로세서인 「아이태니엄」 기반의 중대형 서버를 개발, 하반기부터 일본을 제외한 아태지역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물론 필요하다면 인텔이 「아이태니엄」 보급확산을 위해 조성한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인텔64펀드」 중 일부를 지원받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과거 10여년 동안 추진해온 주전산기사업을 포기한 이후 중대형 서버사업을 새롭게 추진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를 끝으로 주전산기 생산사업을 중단했으며 현재는 재고를 처분하는 수준에서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이태니엄을 기반으로 한 서버사업의 경우는 인텔과 공조해 아태지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미로 봐달라』며 『그러나 64비트 프로세서인 아이태니엄의 경우는 유닉스 서버보다는 하이엔드 PC 서버사업을 하겠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아직 유닉스 시스템으로의 전환보다는 윈도2000을 기반으로 한 하이엔드 PC 서버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윈도NT를 기반으로 한 기존의 PC서버 사업과 윈도2000을 탑재한 64비트 하이엔드 PC 서버사업을 국내는 물론 아태지역을 대상으로 펼치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지난해 소사업팀 위주의 조직개편을 계기로이같은 구상이 구체화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네트워크(NW)사업부 산하의 인터넷인프라팀에서 마케팅과 개발·제조·영업·수출 등의 업무를 총괄적으로 담당해왔으나 지난해 말을 계기로 벤처형 조직이라 할 수 있는 「소사업팀제」로 전환했다.

예를 들어 인터넷인프라팀의 소사업팀으로 「서버팀(팀장 이세옥)」을 별도로 구성, 개발·영업·솔루션·마케팅·컨설팅 등을 총괄하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연초에는 윤종용 대표가 이례적으로 사업부를 직접 방문하는 등 서버를 포함한 정보기기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물론 주전산기사업을 중단한데다 PC서버사업의 경우도 컴팩에 1위를 내주는 등 저하돼 있는 사기진작 차원의 일환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인텔과의 협력관계를 축으로 통신·PC·서버·정보가전 등 대부분의 사업분야에서 세계 선두권 지향하겠다는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버사업의 경우는 조직개편을 계기로 수익성을 고려한 조립서버와 OEM 서버사업을 병행하면서 중대형 서버인 64비트 아이태니엄 기반의 하이엔드 PC 서버(유닉스서버 포함)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