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시장 성장세 주춤

그동안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온 국내 김치냉장고시장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지난 99년까지 매년 100%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를 지속해온 국내 김치냉장고시장이 지난해 90여만대 규모를 형성하며 성장세가 50% 정도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30%가 늘어나는 데 그친 총 120만대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올해말까지 국내 김치냉장고 보급률이 2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내년부터는 국내시장이 연간 120만∼150만대 규모에서 정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김치냉장고시장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는 것은 국내 김치냉장고시장이 100만대 규모에 달하는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면서 성장의 정점에 달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TV 및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주요 가전제품의 경우도 연간 100만∼150만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김치냉장고를 전략상품으로 집중 육성해온 업체들간의 시장점유율 확대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김치냉장고시장 자체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기존 점유율만 유지해도 안정적인 판매신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시장점유율을 늘리지 않고서는 판매량을 늘릴 수 없는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돌입하는 것이다.

실제로 만도공조(대표 황한규)는 올해 국내 김치냉장고시장이 총 120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올해 지난해보다 15만대가 늘어난 총 60만대의 김치냉장고를 판매, 시장점유율 50%를 유지하며 선두자리를 고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또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난 1∼2월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정도 늘어나는 데 그침에 따라 당초 50% 이상으로 예측했던 국내 김치냉장고시장 성장률을 최근 30% 정도로 축소조정했다. 하지만 당초 수립했던 판매목표는 그대로 유지, 올해 전년 대비 70%가 늘어난 60만대를 판매해 만도공조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에 등극키로 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도 올해부터는 김치냉장고시장 점유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려 국내 김치냉장고시장의 판도를 만도공조와 LG전자·삼성전자간의 3파전으로 끌고 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지난해말 130L와 160L 용량의 상부개폐식 김치냉장고를 출시한 데 이어 올 상반기안에 200L급 제품도 출시,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공격적인 마케팅활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