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 파이어니어](18)LG전자 유영민 상무

한국의 e비즈니스는 어디서 출발했을까. 지금은 새로운 경영환경의 키워드처럼 자리잡았지만, 우리가 말하는 e비즈니스의 구체적인 시작점은 광속상거래(CALS)가 아닐까 싶다. 굳이 거슬러 올라가자면 지난 90년대 중반 대기업을 중심으로 불었던 폐쇄망(VAN) 기반의 글로벌소싱 프로젝트들이 그 단초다.

LG전자 사업혁신팀장이자 최고정보책임자(CIO)인 유영민 상무(50)는 전자업종 CALS를 초창기부터 견인해온 e비즈니스의 산파다. 『우리 회사로서는 e비즈니스가 선택이 아닌 생존전략입니다. 당장 LG전자의 대형 고객사들이 인터넷 기반의 개방형 소싱 전략을 천명하고, 국제 표준의 공급망관리(SCM)체계로 편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세계적인 흐름에 맞추지 못한다면 결국 국내 기업들은 기존 거래관계마저 단절될 상황입니다.』 거창하진 않지만 지극히 현실적이고 명쾌한 그의 시각이다.

지난해 「디지틀LG」의 비전을 마케팅·기술·디자인·네트워킹 등 4대 핵심역량으로 제시한 LG전자는 유 상무의 지휘 아래 그간의 다각적인 노력을 재정비하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e비즈니스 확산에 나서고 있다. 유 상무는 『우선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중인 사업은 독자 e프로큐어먼트시스템을 완비하고 주주사로 참여중인 글로벌 e마켓 이투오픈(http://www.e2open.com)을 적극 활용해 전사적인 조달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또한 IBM·델 등 세계 7대 고객사와 강도높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작업도 판매 측면의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웹 기반의 연구개발(R&D)시스템과 e프로큐어먼트시스템, 주문생산시스템 및 코드표준화,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 온라인 인력채용 등 국내 환경에 대한 기본 작업은 이미 지난해 상당부분 진척을 봤다. 특히 앞으로는 CRM·SCM·e마켓·e프로큐어먼트 등 4대 목표가 e비즈니스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확대, 적용하기 위한 골격이 된다. 해외 기업들과의 공동 보조가 필수적인 만큼 당장 성과를 보기 보다는 단계적인 접근을 시도할 계획이다.

CRM의 경우 올 연말 마스터플랜을 수립, 오는 2003년까지 2단계로 나눠 도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SCM은 지난달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이달부터 본격 적용에 들어가는 한편, 지난해 구축한 e프로큐어먼트시스템은 올해 안정화를 꾀할 예정이다. 글로벌 e마켓인 이투오픈은 상반기 시범적용을 거쳐 하반기 상용서비스로 본 궤도에 올리기로 했다.

유 상무는 『오는 2005년까지 기업체질을 e비즈니스 환경에 맞게 전면 개선한다는 게 장기 목표』라며 『이는 LG전자가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세계적인 디지털기업으로 다시 태어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9년 정통부로부터 정보화업무혁신 개인공로상을, 지난해 한국정보산업연합회로부터 올해의 CIO상을 각각 수상하는 등 이제는 기업과 업종을 초월한 e비즈니스 리더로 인정받고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