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원 시장을 잡아라.」 그동안 일본 업체가 주도해온 빌드업 기판용 핵심 생산 장비인 레이저드릴 시장에 유럽·미국 및 국내 장비업체가 가세해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PCB업체들이 빌드업 기판 생산 설비를 확대하면서 80여대, 4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장비업체를 비롯해 독일·이탈리아·미국 등의 레이저드릴업체들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유럽 빌드업 기판용 레이저드릴 시장에서 주도적인 입지를 구축해온 지멘스는 최근 국내 PCB 생산장비 공급업체인 한백테크노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시장에 진출했다.
천안에서 메커니컬 드릴 가공 및 장비 판매사업을 벌인 이탈리아 프로리텍은 레이저드릴로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며 미국 루머닉스도 한국에 레이저드릴을 공급하기 위해 국내에 딜러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레이저드릴을 개발한 이오테크닉스는 최근 대덕전자에 2대의 레이저드릴을 공급한 것을 계기로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처럼 유럽·미국 및 국내 레이저드릴업체들이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자 스미토모·히타치·미쓰비시 등 일본계 레이저드릴업체들도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시장 방어 전략에 본격 나섰다.
지난해 25대 정도의 레이저드릴을 판매한 미쓰비시는 최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겸한 레이저드릴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스미토모도 차세대 모델을 선보이면서 레이저드릴 시장 수성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