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인터넷 쇼핑몰의 대표적인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컴퓨터 PB상품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대다수의 쇼핑몰이 학생층을 겨냥, 컴퓨터를 주력 판매품목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삼성몰·인터파크 등 컴퓨터 PB상품을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쇼핑몰들은 컴퓨터가 갖는 「고가」라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초특가 및 무이자할부, 주변기기 사은품 제공 등 다양한 방식으로 PB상품의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PB상품의 최대 장점을 살려 「초저가」라는 이름이 붙은 상품과 여성 전용 컴퓨터나 소형TV처럼 수요계층을 특화시키거나 기존 시장의 틈새를 노린 PB상품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PB상품이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PB상품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인 유명 브랜드와의 경쟁에 따른 피해를 줄이고 판매와 수익률을 최대한 높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경우 인터넷 쇼핑몰에서 가장 잘 팔리며 네티즌에게 가장 친숙한 전자제품이기 때문에 인터넷 쇼핑몰이 PB상품화하기에 가장 적당한 제품이다. 또 원하는 사양에 맞게 제품을 조립하기 쉽고 고가이기 때문에 매출 향상에도 안성맞춤이다.
TV는 대표적인 가전제품으로 다른 가전제품 판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은 TV를 구입하는 곳에서 다른 가전제품도 함께 구입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PB상품으로서의 TV가 가진 매력은 크다.
인터파크 쇼핑몰사업부 이헌범 부장은 『대부분의 PB상품은 단가를 낮추기 위해 대량 생산해야 하고 이에 따른 재고부담을 유통업체가 지고 가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처럼 인터넷 쇼핑몰에서 잘 팔리면서 재고 부담이 적거나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가 강하지 않은 상품이 좋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터넷 쇼핑몰 PB상품이 가진 가장 큰 약점은 소비자의 신뢰가 약하다는 점이다.
특히 컴퓨터·TV 등 전자 PB상품은 AS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어떻게 푸느냐가 판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고장이 났을 때 유명 브랜드 제품보다 교환 및 AS에서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이들을 어떻게 믿게 만드느냐가 판매의 관건이다. 인지도가 높은 대형 종합쇼핑몰만이 사이트의 신뢰성을 내세워 PB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한솔CS클럽의 경우 컴퓨터 PB상품을 개발하려다 포기한 경험이 있다. 이유는 판매량과 상관없이 AS 등에 문제가 생기면 쇼핑몰이 받는 이미지 타격이 더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PB상품의 제조를 맡고 있는 중소제조업체의 경우 AS망이나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어렵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자체 AS망을 구축하기는 더더욱 어렵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결국 소비자는 PB상품 구입시 저렴한 가격만큼 부담을 안고 사는 것이며 인터넷 쇼핑몰은 PB상품의 실제 제조업체가 지닌 AS 등 부가서비스에 대한 약점을 부담으로 껴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PB상품을 꺼리는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밖에 컴퓨터의 교환 주기가 빠르기 때문에 웬만한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는 대형 쇼핑몰 외에는 기본적인 생산량을 소화해내기 어렵다는 점과 외부 환경면에서 위축된 컴퓨터 시장의 회복 기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 수요층인 학생들의 방학과 졸업·입학시즌이 끝나면 판매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시각도 PB상품이 안고 있는 약점으로 지적된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