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수출이다>(5)DVR-국내업체 경쟁력 어느 정도인가

국산 DVR는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는 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국산 DVR가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우선 국내업체들의 시장선점효과를 꼽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 CCTV가 보안감시장비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던 지난 97년께 국내 벤처기업들이 외국 업체들보다 빨리 DVR시장의 성장가능성을 인식, 제품개발 및 시장개척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IMF 이후 벤처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상당수 벤처기업들이 아날로그 보안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보안장비의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해외 업체에 비해 2년 정도 앞서 상용화 제품을 잇따라 선보여 세계 DVR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같은 앞선 제품 및 기술개발노력은 세계보안전시회에서 국내 DVR 업체들의 수상으로 이어져 지난 99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보안전시회에서는 3R가, 2000년 같은 전시회에서 성진씨앤씨가 각각 우수제품상과 최우수제품상을 받기도 했다.

DVR시장은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세계시장 에 지배적인 사업자가 없고 국내업체의 제품에 대한 상품인지도가 높은 것은 앞으로 국내 벤처기업들이 DVR시장에서 주도적 입지를 굳혀 나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DVR 개발에 있어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영상 압축기술을 응용해 독자적인 영상압축 알고리듬을 만든다는 것은 보안감시 분야에서 요구되는 특수한 기능을 충족시켜야 한다.

즉 압축과 복원이 실시간으로 변환되지 않는 비대칭형 압축기술에 대한 문제, 정지시 화질 문제, 초당 녹화프레임 수를 높이기 위한 압축기술의 향상과 이에 따른 화질저하 등과 관련한 문제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데 실제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 제품을 구현하는 데 2년 정도 개발기간이 소요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들어 DVR의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후발주자로 뛰어들고 있지만 국내 선발 벤처기업과의 기술격차를 쉽게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DVR업체들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또다른 요인 가운데 하나는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 노력을 들 수 있다.

이 업체들은 사업초기부터 시장규모가 작은 국내시장에만 매달리지 않고 과감하게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했던 것이다.

지난해 가을 뉴욕에서 개최된 세계보안전시회에는 무려 20개가 넘는 국내 DVR 생산업체가 제품을 출품하고 제품홍보 및 마케팅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이 업체들은 해외전시회 참가와 더불어 독자적으로, 혹은 해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해외법인을 설립, 현지경영체제를 강화해 해외시장 진출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이는 국산 DVR에 대한 인지도 제고로 이어졌다.

한편 가격측면에서는 국산 DVR가 외국산 제품에 비해 20% 이상의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국내 업체들이 주력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는 PC기반 16채널짜리 DVR의 평균단가는 3000달러 수준으로 해외 DVR 생산업체들이 주력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는 스탠드얼론(stand alone) 타입 제품에 비해 20∼30%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업체들도 해외시장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스탠드얼론 타입의 제품개발 및 출시에 나서고 있는데 가격이 외국산 제품에 비해 훨씬 저렴한 제품이 하나둘씩 선보이고 있어 국산 DVR의 가격경쟁력은 상당기간 유지될 수 있

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러한 가격경쟁력은 제조과정에서 파생되기보다는 DVR의 개발에 투자한 연구개발(R&D)비용의 차이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해외업체들의 R&D 투자비용 회수가 끝나는 시점이 올 경우 국내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전망돼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DVR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새롭게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 국내 DVR 생산업체들이 외국업체에 비해 성능과 가격, 인지도 측면에서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해도 지금의 상황에 안주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R&D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 시장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며 가격경쟁력 확보방안 및 인지도 제고방안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