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가 새로운 수출유망품목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DVR가 세계 보안장비 시장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포스데이타와 성진씨앤씨·3R·코디콤·아이디스 등 국내 벤처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을 갖춘 상용화 제품을 잇따라 출시, 세계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면서 앞으로 DVR 수출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
DVR는 MPEG과 MJEPG, H.263 등 동영상 압축기술을 기반으로 동영상을 압축·저장할 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PSTN 등 통신망을 이용해 영상데이터를 전송하는 기능을 가진 디지털영상저장장치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CCD카메라에 잡힌 영상을 디지털로 변환처리해 비디오테이프가 아닌 하드디스크에 압축·저장하는 차세대 영상감시시스템으로 통용된다.
상품가능성을 가진 DVR가 본격적으로 선보인 것은 사실 불과 몇년 전에 불과하다.
90년대 후반부터 국내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아날로그 보안장비인 CCTV를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보안장비 개발이 진행된 결과 보안장비의 기능은 물론 인터넷 방송, 영상회의시스템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영상저장시스템인 DVR가 신규 유망품목의 하나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디지털영상압축분야는 IMT2000 등과 맞물려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분야였는데 국내 벤처기업들은 불과 몇년 전까지 국내외 대기업들이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보안영상분야라는 틈새시장에 효과적으로 접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DVR 생산업체는 1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DVR를 개발·생산하는 업체는 열손가락에 꼽힐 정도이나 최근들어 신규 진출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후발업체들의 기술 및 제품개발 노력도 강화되고 있어 앞으로 해외시장에서 날개를 펼 업체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VR시장은 형성기에 접어들고 있는 성장가능성이 매우 큰 품목이다.
IT관련 리서치업체인 프로스트 & 설리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DVR시장 규모는 2억달러 규모에 머물렀으나 앞으로 연평균 성장률이 120%를 넘어 오는 2003년에는 16억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그 과정에서 DVR가 기존 아날로그 보안장비인 CCTV시장의 50%이상을 대체, 보안장비시장의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국내 주요 DVR 생산업체들의 수출실적은 대부분 수십억원대에 머물렀고 극히 일부 업체가 100억원 이상의 수출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 수출실적 자체로만 볼 때 성과가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으나 국내 DVR 생산업체들이 이제 막 걸음마 단계를 벗어난 벤처기업들이란 점과 DVR시장이 이제 막 형성기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은 그 어떤 품목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국내 DVR 생산업체들이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에 무게중심을 두고 적극적인 수출물량 확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도 앞으로의 수출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포스데이타와 성진씨앤씨·3R·코디콤·아이디스 등 주요 DVR 생산업체들은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300억∼500억원으로 잡고 있는데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수출을 통해 달성한다는 계획아래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I업체인 포스데이타는 앞으로 DVR를 주력 생산품목의 하나로 육성한다는 계획아래 신제품 출시 및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해외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논(non) PC기반 DVR 개발 및 생산에 주력하는 한편 SK글로벌과 협조체제를 강화, 해외 전시회에에 적극 참가하는 등 시장개척에 나서 올해 DVR사업부문에서 지난해보다 10배 늘어난 3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성진씨앤씨는 그동안 미국시장 수출물량 확대에 걸림돌이 됐던 해외 독점판매권 문제가 최근 해결됨에 따라 앞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 회사는 올해 신제품 출시보다는 기존 제품의 안정화 및 업그레이드에 주력하고 그동안 고수해온 고가격 정책을 수정해 수요계층 확대를 추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4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3R은 올해 생산품목 확대와 사업다각화를 통해 지난해보다 2배 정도 늘어난 500억원의 매출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중 기존 제품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파워DVR 200」과 「cDVR 200」 등 신제품을 출시하고 e삼성아시아와 합작으로 싱가포르에 설립한 「3R디지털」을 아시아시장의 거점으로 삼아 수출물량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코디콤은 올해 아날로그 보안장비의 디지털화에 힘입어 해외시장에서 300억원의 매출을 달성,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증가한 420억원의 매출실적을 거둘 계획이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해말 성사된 미국 GS와 연간 500만달러의 수출계약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 지역의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이디스는 올해 스탠드얼론 타입의 신제품 위주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매출실적 340억원의 절반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달성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말 설립된 데이터웰은 최근 일본 도드웰과 DVR 수출계약을 체결, 4채널 및 8채널 제품을 공급키로 함에 따라 올 한해 일본시장 수출실적이 100억원
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이번 수출계약 체결을 계기로 미국과 홍콩·대만 시장 진출을 본격 추진하고 올 상반기 8채널 및 16채널 제품을 개발·출시하며 하반기에는 논PC 기반의 스탠드얼론형 제품을 선보여 사업 첫해인 올해 1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훠엔시스는 최근 동영상압축칩을 응용한 세트톱박스 타입의 원격감시시스템인 4채널 DVR 개발에 착수했다.
훠엔시스는 자체 보유한 MPEG 인코딩칩을 탑재한 DVR 「C-Keep410」를 지난해 말부터 국내판매한 데 이어 올해부터 세계 유수의 CCTV업체인 미국 펠코를 통해 본격 수출하기로 하고 최근 1차물량을 선적했다.
이 회사는 올해 500만달러 어치의 DVR를 펠코를 통해 미주지역에 수출하고 남미·유럽·일본·중국 등지로 수출지역을 다변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DVR 생산업체들이 해외시장을 겨냥한 수출모델 개발과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섬에 따라 DVR 수출물량은 더욱 늘어나 올해는 연간 수출실적이 최소한 1000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DVR의 수출신장률이 매우 높아져 수출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세계 DVR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DVR 수출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국내 DVR 생산업체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않다.
최근 들어 후발업체들이 크게 늘어나고 선후발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나타나는 수출가격 인하 현상도 업계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해외업체와의 경쟁이 아닌 국내업체들간 과당경쟁으로 수출가격이 폭락, 실익을 얻기는커녕 모두 피해자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DVR는 국내 벤처기업들이 해외 경쟁업체보다 한발 앞서 제품을 개발, 시장을 개척하며 수출유망품목의 하나로 키워놓은 제품이다.
따라서 DVR가 유망 수출품목에서 주력 수출품목으로 발전하느냐 한때 관심을 모았다 세계시장의 변두리로 밀려나는 품목으로 전락하느냐는 DVR업계가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용화 제품의 조기 출시로 시장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으며 제품의 기능 및 가격측면에서도 국제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DVR의 「미완의 가능성」을 현실화시켜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DVR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 리스트에 당당히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