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무선주파수(RF)분야의 기술이 상당히 낙후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무선고주파 기술은 군사용으로 극히 제한돼 있어 업계는 물론 학계에서조차 연구개발이 활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RF분야에 대한 제한이 점차 완화되고 RF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동통신산업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국내 RF기술도 빠른 속도의 발전을 이루게 됐다. 학계에도 RF분야를 연구하는 교수들이 크게 늘어났다.
이 가운데 우선 RF회로설계 분야에서는 포항공대 김범만 교수와 전북대 정용채 교수, 해양대 김동일 교수 등을 꼽을 수 있다.
포항공대 김범만 교수(54)는 RFIC에 사용되는 반도체 소자 및 RF 회로설계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79년 미 카네기멜론대에서 공학박사학위를 획득한 후 GTE연구소를 거쳐 TI중앙연구소에서 근무하던 85년 RF대역에서의 HBT(Heterojunction Bipolar Transistor)출력소자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귀국후 김 교수는 이 분야의 연구를 계속해 97년에 갈륨비소 HBT의 1/f 잡음을 획기적으로 줄여 실리콘 바이폴러(bipolar) 수준으로 하는 소자 결과를 얻었고 최근 출력용 HBT의 비선형성의 근원을 설명하고 소자를 최적화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또 국방과학기술연구소의 지원으로 군수용 RF회로 연구도 수행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CMOS RFIC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RF기술의 상용화와 관련, 김 교수는 많은 MMIC 회로를 개발했으며 LG정보통신과 기지국 장비용 LNA, WLL 및 IMT2000 기지국용 선형전력 증폭기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현재 기지국과 중계기는 물론 단말기 등에 사용되는 이동통신용 선형전력증폭기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실리콘 CMOS를 이용해 각종 RFIC 및 SOC기술의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초고주파 능동회로 설계 분야의 전문가인 전북대 공과대학 전자정보공학부 정용채 교수(38)는 서강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지난 98년까지 삼성전자 정보통신부문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셀룰러 아날로그 이동통신 기지국용 듀플렉서와 VHF 다중 채널 무선 안테나 인입 광섬유 장치의 RF부, 셀룰러 이동통신 기지국용 선형전력 증폭기, PCS 이동통신 기지국용 대전력 증폭기, 셀룰러 이동통신 기지국용 선형전력 증폭기의 개발에 참여했다.
또 KMW와 한국CTDI, 세원텔레텍 등과 산학협동을 통해 WLL기지국용 대전력 증폭기와 VHF대역 전압조정 가변 대역 여파기, VHF 대역 전력 증폭기 등을 개발했다.
정 교수는 RF분야 회로 설계가 저가격화 및 소형화를 이루려면 CMOS를 이용한 RF회로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판단, CMOS를 이용한 RFIC 설계와 고출력 고주파 진행파관 증폭기(TWTA) 설계에 주력하고 있다.
해양대 전파통신연구소 소장인 김동일 교수(49)는 해양대 항해학과를 졸업했으나 동대학원에서 전파공학전공 석사를 획득하고 일본 도쿄공업대학원 전기전자공학과 박사학위를 따면서 RF분야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놨다.
김 교수는 초고주파회로 설계와 EMI/EMC 대책기술, 전파암실용 페라이트 전파흡수체 설계 전문가로 대전력용 차단기내의 EMC 필터, CATV/DBS/CS용 차세대 신호분배기, 페라이트 기둥 삽입형 초광대역 전파흡수체, 인입선 브레이크 박스(break box) 내의 EMC 대책용 필터, PCS 기지국용 로 노이즈 앰플리파이어(Low Noise Amplifier:LNA) 개발 등에 참여한 경력을 갖고 있다.
광대역 페라이트 전파흡수체 외 10여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김 교수는 현재 천연세라믹을 이용한 페라이트의 복소투자율 조정에 관한 연구에 힘쓰고 있다.
필터 및 소자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교수는 많다. 이 중에서 광운대 김남영 교수(41)를 맨 먼저 꼽지 않을 수 없다.
김 교수는 100여명의 석박사가 포진한 광운대 RFIC센터의 수장으로 RFIC IMT2000
용 안테나 및 위성평면 안테나, RF 능동 및 수동소자, 선형전력 증폭기, 위성통신용 증폭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실무중심 교육을 통해 전문인력 배출에 힘쓰고 있다.
김 교수는 또 미션텔레콤이라는 R&D 전문업체의 대표이사로 협력업체에 기술을 제공하는 기술벤처를 이끌고 있다.
김 교수의 주요 연구분야는 반도체 소자 및 집적회로(IC)설계, MESFET, HEMT 및 HBT 소자를 이용한 RFIC/MMIC/ASIC 설계, 양자소자(quantum device)의 수치 해석 및 설계 등이다.
23종의 특허 및 실용신안을 획득한 김 교수는 필드콤, 파워넷, 골드콘정보통신 등 업체들과 공동 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광운대 홍의석 교수(55)는 고주파 회로연구를 통해 3∼10㎓ 오실레이터, 위상배열 안테나용 방사소자와 디지털 고주파통신을 위한 K-밴드 트리플모드 공동공진기대역 통과필터 등을 개발했다.
홍 교수는 특히 미국의 IEEE가 발행하는 「일렉트로닉스 레터스(Electronics Letters)」에 듀플렉서 대신 헤어핀(hair-pin) 공진기를 사용하는 K-밴드용 전압제어발진기와 위상배열 안테나용 인잭션로크드(injectin-locked) 발진기, MESFET의 응용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 등을 발표, 학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홍 교수는 또 한원마이크로와 캐비티(Cabyty)필터, DR(Dielectric Resonator)필터 등을 개발했으며 IMT 2000용 60W급 증폭기, 마이크로 웨이브 파워앰프 등의 개발에 관여했다.
홍 교수는 현재 과학재단 특정기초과제인 이동통신중계기 등에 사용되는 20㎓대 칩타입 증폭기의 국산화에 몰두하고 있다.
동국대 이진구 교수(55)는 동국대 밀리미터파 신기술연구센터의 소장을 맡으며 갈륨비소, 인듐포스파이드(InP) 등의 물질을 사용해 밀리미터파 대역의 무선통신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자를 직접 제작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PHEMT(Pseudomorphic High Electron Mobility Transistor)를 개발해 이를 이용한 밀리미터파단일칩집적회로(MIMIC)를 제작하고 있다.
이 교수는 또한 밀리미터파 측정시스템을 구축하고 60㎓ 대역의 모듈을 측정해 60㎓ 대역의 무선통신 시스템을 설계 제작하고 있다. 또한 연구센터에서 제작된 MIMIC를 사용해 밀리미터파 무선통신 시스템에 적용가능하도록 모듈로 제작하여 60㎓ 무선통신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이밖에도 CDMA 멀티중계기, PCS 단말기용 MMIC 전력증폭기 등을 개발해 상품화했으며 앞으로 140㎓ 이상의 주파수에 응용가능한 화합물 반도체 소자, 광대역 초고속 밀리미터파 통신 시스템 응용 등의 연구에 주력할 계획이다.
국민대 임재봉 교수(49)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과 수많은 RF관련 제품을 개발해 산업발전에 힘을 보탰다. 임 교수는 삼성전자와 함께 PCS기지국에 쓰이는 LNA를 국산화했다.
SK텔레콤과는 기지국 중계기에서 사용되는 4+11㎒ 필터를 창안해 냈으며 광케이블 한가닥으로 송수신 및 공간 다이버스티를 가능케 하는 광중계기를 개발했다.
임 교수는 현재 에이텔시스텍이라는 기술벤처를 세워 중소업체들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임 교수는 IMT2000 서비스 상용화에 대비해 기존의 광코어 1개를 가지고 PCS와 셀룰러폰, IMT2000 서비스를 모두 지원하는 광중계기를 개발중이다.
임 교수는 RF기술을 이용한 시각장애인용 대화형 유도신호시스템 및 그 제어방법을 개발해 국내 특허는 물론 미국과 스페인에서도 특허를 취득했다.
순천향대 안달 교수(40)는 서강대에서 초고주파공학으로 박사학위를 획득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이동통신연구단 선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순천향대 부교수와 무선부품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전자파학회 논문 편집위원과 텔웨이브의 기술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안 교수의 주요 활동분야는 RF 및 마이크로웨이브 수동소자 개발과 DGS 소자연구 및 모델링 연구로 국내외 학술대회 논문집에 6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국내외에 1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5년전부터 텔웨이브의 기술고문으로 이동통신 기지국 및 중계기에 사용되는 필터와 듀플렉서 및 결합기/분배기를 개발,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공급하고 있는 안 교수는 현재 단말기용 부품 개발을 위한 구조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순천향대 무선부품연구센터팀에서 제안한 DGS(Defected Ground Structure)에 대한 구조 연구 및 응용분야 개척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안달 교수와 함께 순천향대에서 RF분야를 이끌고 있는 박준석 교수(32)의 전문분야는 RF와 마이크로파 및 밀리미터파용 수동소자(필터, 방향성 결합기, 분배기, 안테나 등)다. 국민대 전자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딴 후 국민대 부설 RF/MMIC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현재 정보통신연구진흥원에서 정보통신산업기술개발사업 평가위원으로 활동중이다.
박 교수 역시 텔웨이브 기술고문 자격으로 밀리미터파용 도파관 소자 개발과 이동통신 기지국 및 중계기용 수동소자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네텔에서 통합중계기용 멀티플렉서와 이동통신 기지국 및 중계기용 수동소자 개발에 힘쓰고 있다.
박 교수는 앞으로 저온동시소성용세라믹(LTCC:Low Temperature Cofired Ceramic) 기술을 이용한 RF 단말기용 수동소자 모듈, RFIC 및 MMIC 기술을 이용한 수동소자, 강유전체 물질을 이용한 초전도 부품 개발, DGS를 이용한 RF, 마이크로파 및 밀리미터파 대역용 수동소자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이해영 교수(44)는 아주대를 졸업한 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석사를 마치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전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땄다. 금성중앙연구소의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현재 아주대 부교수로 재직중이다.
이 교수는 고속·고밀도 집적소자의 전기장 실장기술과 초고주파용 반도체 소자 개발, RF/MEMS를 이용한 소자 개발, 하이 스피드 디지털 서킷(high speed digital circuit)을 위한 EMI 문제 개선에 대해 주로 연구해 왔다. 지난해 LG기술원과 공동으로 MEMS를 이용한 RF 패키지 설계 기술을 개발한 이 교수는 텍사스인스트루먼츠와는 고속, 고주파 IC 테스트 소켓을 개발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초고속 디지털회로 분야의 EMI개선 방향, 밀리미터파 대역에서의 패키지 및 모듈 개발, RF 집적회로 소자개발 연구에 주력할 예정이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