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끝에 단비인가.」
PC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 폭발적인 성장을 달성했던 PC시장은 성장률이 크게 둔화되고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수요위축에 허덕이고 있다.
업계에서도 수출시장 개척을 통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같은 절박한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초등학교 컴퓨터교육이 정식 교과과정으로 채택되고 학교 전산화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PC업계는 가뭄속에 단비를 만난 듯 이 분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교육분야에서 창출될 PC시장규모는 대략 50만∼65만대 수준.
올해 300만대 안팎으로 추정되는 전체 PC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8%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이다.
새로운 PC시장의 형성에 따라 업계는 PC와 별도로 프린터·모니터 등 다양한 주변기기 및 컴퓨터기자재를 함께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갈수록 시장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분야 만큼은 확실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는 예상외로 크다.
특히 업계에서는 학생·교사 등이 컴퓨터를 구매할 경우 향후 이들의 거대 잠재수요를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홍보면에서도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공교육의 본격화는 사교육 시장을 파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업계는 초등학교 전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컴퓨터교육이 조기교육 열풍을 몰고오면서 발생할 신규시장이 무궁무진하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초등학교 컴퓨터과목 필수화가 오는 2003년까지 전 학년으로 확대될 경우 그동안 급격한 성장률둔화가 가속화한 PC시장이 새롭게 도약할 가능성도 높다.
물론 PC시장의 팽창은 파급효과가 전 컴퓨터산업으로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모니터·프린터·스캐너 등 주변기기는 물론 교육용 콘텐츠의 시장팽창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국내 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삼보컴퓨터·LGIBM 등 주요 PC업체는 그동안 특판팀에 속해있던 초·중·고 영업팀을 별도로 분리하는가 하면 애프터서비스 및 영업인력을 추가로 배치하고 있다.
아울러 별도의 교육 전용 모델을 개발해 선보이는 등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업계가 일제히 선보인 아카데미버전은 기존 일반 유통제품에 비해 가격이 20% 정도 저렴해 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일선 학교 및 교육청 입찰, 영업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아래 그동안 본사 위주로 전개해 온 교육망 영업방식을 지방의 지사 및 대리점을 통한 전방위 중심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PC업계는 하드웨어의 단품 판매방식을 벗어나 CD롬 타이틀 및 학습용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해 판매하고 있다.
일부 업계는 서버·솔루션 등을 묶은 패키지형태의 영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각급 학교를 중심으로 정보화산업이 종합 프로젝트형식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졸업입학 시즌이 겹치면서 교육용 시장을 둘러싼 업계의 경쟁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학생과 교사들도 분주하다.
올해를 기점으로 컴퓨터를 선택이 아닌 필수 교육기자재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초등학교 5, 6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된 실과과목 시간에 몇 개 단원 정도에 할애됐던 컴퓨터교육이 새학기부터 필수과목으로 채택됐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컴퓨터과목이 필수 교과과정으로 채택됐다는 사실과 별도로 이미 컴퓨터는 우리 일상생활의 중요한 생활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정보의 습득에서부터 학습까지 컴퓨터를 활용하지 않는 교육은 생각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컴퓨터의 관련 기술발전이 진전되고 가격부담이 크게 작아지고 있다. 또 컴퓨터를 활용할 통신인프라도 놀라울 만큼 향상됐다.
PC가 이제 중요한 교육기자재로 부상한 만큼 어떤 종류의 제품을 구매할 것인가도 주요 관심사다.
일반적으로 교육용 PC는 가격이 비싼 최신 제품보다는 가장 많이 생산되고 팔리는 시장 주력 제품이 우선 고려될 만하다.
물론 다양한 멀티미디어콘텐츠를 구동하기에 충분한 사양을 갖추어야 함은 물론이다.
최근 PC시장의 주력은 펜티엄Ⅲ급 기종이다.
국내 PC업계가 교육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주력제품이기도 하다. 또 현재 출시되고 있는 교육용 콘텐츠, 멀티미디어 프로그램 구현에 무리가 없음은 물론이다.
주요 사양으로는 멀티미디어의 핵심인 CD롬드라이브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며 주변기기로는 학습물을 출력해 볼 수 있는 프린터를 갖추는 것이 기본이다.
또 스캐너 등 별도의 주변기기도 필요하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