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산업은 물론 세계 의료산업의 현황과 기술흐름을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는 「제17회 국제의료기기·의료정보전시회(KIMES)」가 16일부터 4일간의 전시 일정에 돌입, 의료산업의 정보에 대한 갈증을 말끔히 해소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나라 의료산업의 패러다임이 기존 노동집약형 단순 의료용구 또는 소모품 생산 위주에서 기술집약형의 첨단의료기기·의료정보로 바뀌는 등 급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체들은 그간 기술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로 핵심기술을 확보, 기술력을 한 단계 발전시킴으로써 미국·독일 등 일부 선진국만 제조할 수 있는 첨단기기를 잇달아 개발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는 업체들의 자구 노력도 있었지만 산업자원부와 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가 의료기기를 자본재기술개발과제 또는 선도기술개발과제 등 정부의 프로젝트에 포함시켜 자금을 투입하고 개발에서 상품에 이르기까지 지원, 산업 발전의 토대를 튼튼히 한 것도 한몫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우수 업체들은 디지털 엑스레이·3차원 초음파 영상진단기·초소형 전자내시경 등 첨단의료기기를 선보이고 통신모뎀이 장착된 생체신호 계측기기 또는 블루투스칩을 내장한 의료기기도 선을 보인다.
리스템과 스타브이레이, 메디슨 엑스레이사업부 등 3개 업체가 방사선기기의 결정체이면서 선진국들만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디지털 엑스레이를 잇달아 선보여 엑스선 기술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 못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메디슨은 3차원 초음파 영상진단기 「V730D」를 선보여 실시간 속도(초당 16프레임)로 3차원 이미지를 보여줘 태아를 진단할 경우 카메라로 뱃속에 들어가 촬영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사실적인 이미지를 제공한다.
휴네텍은 심전계와 블루투스기술을 결합한 제품을 출품한다. 한신메디칼은 멸균기와 배양기의 기능을 합쳐 2가지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은 물론 완벽하게 멸균했는지 여부를 배양기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정보기술이 의료산업과 접목됨에 따라 원격진료용기기와 사이버커뮤니티, 의료정보시스템 등의 업체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추세며 한국통신·데이콤 등 기간통신망업체도 의료정보 시장에 앞다퉈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원격진료를 가능케 하는 원격진료용기기와 각종 임상정보를 전송하는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등 원격진료업체와 의료정보업체 등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이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특히 노령인구의 증가와 노령화사회가 다가옴에 따라 국내에서 헬스케어(healthcare)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 다양한 헬스케어 관련기기와 의료용품을 눈여겨 보는 것도 세계 헬스케어산업의 한자락을 잡아볼 수 있다.
전시회 주최측인 한국이앤엑스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 올해 전시회 명칭을 「국제의료기기전시회」에서 「국제의료기기·의료정보전시회」로 개칭하고 의료정보관을 별도로 설치했다. 여기에는 26개 업체가 참가해 독자 기술을 뽐내게 된다.
메디페이스와 마로테크, 태원정보시스템은 외국기업도 부러워할 만한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을 선보이고 메디다스와 비트컴퓨터는 전자차트시스템과 의약품처방전달시스템을 출품한다. 헬스윈은 개인휴대단말기와 의약품처방전달시스템을 연계한 제품을 출품한다.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 김서곤 이사장은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제조업체 234개사는 국제화시대, 무한경쟁의 시대를 맞아 무조건 국산품만 애용해달라는 구호가 아닌 오로지 품질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의료기기산업을 현대화하고 기술력을 향상하는 데 누력을 경주해온 국내 제조업체들은 이번 전시회가 신제품·신기술 경연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국산제품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수입대체 효과와 수출증대에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