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RW드라이브 시장 동향
주변기기 시장은 PC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올해 PC 시장은 예년 같이 폭발적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주변기기 시장도 소폭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주변기기 시장에서 예외는 CDRW드라이브다. 이 제품은 초고속 인터넷의 대중화로 인해 올해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CDRW(Compact Disk ReWritable)드라이브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마찬가지로 데이터를 기록하고 다시 기록할 수 있는 것으로 용량 대비 가격이 매우 저렴해 보조기억장치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의 대중화로 학생들 사이에 대용량 파일을 주고받는 일이 많아지면서 그 데이터를 보관해둘 방법으로 CDRW드라이브가 각광받는 것이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CDRW드라이브는 흔치 않았다. 당시에는 한 번밖에 기록할 수 없는 CDR(Compact Disk Recordable)드라이브가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이제는 CDRW드라이브와 CDR드라이브의 가격 차이가 없어지면서 보다 기능이 다양한 CDRW드라이브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올해 세계 CDRW 시장은 지난해 2500만대보다 크게 늘어난 3800만대 규모, 금액으로는 약 4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CDRW드라이브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은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LG전자가 생산한 CDRW드라이브는 총 750만대로 이는 세계 시장의 23%에 해당하며 금액으로는 8150억원에 달한다. 특히 LG전자는 99년 초 4배속 CDRW드라이브, 99년 12월에 8배속 CDRW드라이브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기술력 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 시장도 99년 상반기까지 외산 제품이 춘추전국 양상을 보였지만 이제는 LG전자와 삼성전자 제품이 국내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CDRW드라이브와 DVD롬드라이브의 기능을 함께 갖춘 콤보드라이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콤보드라이브는 아직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 않지만 외국 유명 PC업체들의 가정용 모델에 기본 장착되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부가가치가 높은 틈새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가격경쟁력 면에서도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8배속 CDRW드라이브의 경우 국산 제품을 경쟁 상대인 일본 제품과 비교해볼 때 10% 정도 저렴하며 일제의 4배속 CDRW드라이브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어서 향후 전망을 더욱 밝게 만들고 있다.
★스캐너 시장 동향
스캐너도 CDRW드라이브와 마찬가지로 올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스캐너 시장의 전망이 밝은 이유는 홈페이지 제작 붐이 일면서 그에 필요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스캐너가 필요하기 때문.
올해 스캐너 시장의 최대 이슈는 1200dpi급 스캐너의 가격하락 시점이다. 현재 스캐너 시장의 주역은 10만∼20만원대의 600dpi급 제품이다. 저가형 제품은 스캐너의 대중화를 일궈냈지만 업체간의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따라서 업체들은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1200dpi급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수여 증가와 기술 발전으로 1200dpi급 제품의 가격은 올해 중반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간 PC 판매량인 약 350만대에 비해 스캐너 판매량은 25만대를 조금 넘는 실정이다. 그만큼 잠재 시장이 많다는 의미다. 문제는 디지털카메라와의 경쟁. 최근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한 문서 저장이나 홈페이지용 이미지를 만드는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스캐너와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 스캐너 시장은 한국HP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한국엡손과 롯데캐논, 아그파코리아가 그 뒤를 쫓고 있다. 또 마이크로텍, 플러스텍 등 중소 업체들도 틈새 시장을 노리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올해 스캐너 시장 태풍의 눈은 삼성전자다. 지난해 이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막강한 PC 판매량을 앞세운 번들 전략으로 일약 선두권에 진입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스캐너 시장의 기술적 변화에는 사용자의 편의성과 접속방식 USB인터페이스다. 또 필름을 스캔할 수 있는 기능은 옵션이 아닌 기본 품목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주요 업체의 올해 전략을 살펴보면 우선 한국HP는 번들 판매로 선두 위치를 확고히 굳힌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10만원 이하 초저가에서 고가의 전문가 모델까지 업계에서 가장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그만큼 사용자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적절하게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해에 비해 보다 탄력적인 가격정책을 수립, 중저가 제품에서 예상되는 외산과 일부 중견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친다는 방침이다. 아직까지 스캐너 사용자의 대부분이 학생층이라는 점을 감안해 저가형 제품에 대한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신제품은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한국엡손도 올해 공격적인 제품 발표로 한국HP와의 격차를 줄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올해 이 회사의 목표는 지난해 4만대보다 60% 늘어난 7만대 정도. 보급형 스캐너인 퍼팩션 시리즈의 라인업을 한층 강화해 가격대비 고성능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스캔 속도 향상과 사용 편의성을 높인 제품을 출시해 보급형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잉크젯·레이저 프린터 등 주변기기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운영해 제품 판매의 다각화도 꾀할 계획이다. 특히 각종 벤치마크에 적극 참여해 자사 제품의 품질 우수성을 알릴 계획이다.
롯데캐논은 올해 저가형에서 중고급형 제품까지 라인업을 갖춰 본격적인 스캐너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일단 이 회사는 후발업체로서 저가제품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펴면서 초슬림형 제품을 위주로 저가와 고가를 아우르는 제품을 앞세워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또 용산 전자상가 내에 전문점을 지속적으로 개설할 예정이다. 롯데캐논은 신제품 출시와 영업력 강화라는 양날개 전략으로 올해 5만대 이상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MP3플레이어
MP3플레이어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시장에 새로 가세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 과거에도 MP3플레이어 시장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많았지만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지금까지는 한국과 대만의 벤처기업이 MP3플레이어 시장에 새롭게 참여했다면 올해는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질 전망이다.
외국 기업 중에서도 주변기기 업체들이 아닌 소니, 파나소닉, 필립스 등 대형가전업체들이 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인텔과 모토로라도 시장 참여를 선언했다.
문제는 국내 업체들이 치열한 전장에서 얼마나 선전을 하느냐이다.
국내 업체는 2년 전만해도 100여개사에 달했지만 이제는 10여개사로 대폭 줄어들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이 자연도태됐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삼성전자와 엠피맨닷컴·LG전자·디지탈웨이 등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갖추고 있는 업체들은 신제품 개발 및 디자인 강화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MP3플레이어의 기술적 경향은 저장 매체의 다양화다. 주로 메모리에 의존하던 저장매체 방식이 용량 대비 가격이 싼 클릭디스크·데이터플레이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가격도 10만원대 초반의 제품이 다수 등장해 대중화 바람을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디지털카메라
디지털카메라는 올해 가장 주목받는 제품 중 하나다. 디지털카메라의 성장은 세계 최대의 시장인 미국의 상황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96년 미국에서 판매된 디지털카메라 총량은 35만대 정도였지만 지난해에는 440만대 시장을 형성했다.
이러한 사정은 국내도 마찬가지다. 필름이 필요없고 촬영 후 PC와 연계해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편집이 가능한 장점 때문에 디지털카메라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꽃 피울 전망이다.
제품 동향은 200만화소 이상 제품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MP3플레이어나 PC카메라 기능까지 갖추고 있는 퓨전 제품이 신세대층을 겨냥해 속속 출시되고 있다.
▣CDRW드라이브 구입시 체크포인트
가장 안전한 구매는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CDRW도 마찬가지다. CDRW드라이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현재 E-IDE방식의 12/10/32배속 제품이다. 12/10/32배속 제품은 12배속 데이터 기록, 10배속 데이터 재기록, 32배속 CD롬 재생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시장 선도업체지만 외산 제품들도 많이 보이고 있다. 외산 제품을 구입할 때는 국내 지사가 없을 경우 수입사가 얼마나 고객지원을 보장하는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CDRW드라이브는 매우 정교한 부품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고장나면 수리비가 만만치 않게 든다.
제품의 인터페이스와 장착 형태도 중요하다. 과거 CDRW드라이브는 데이터 전송이 빠르고 안정적인 스카시(SCSI)인터페이스가 환영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E-IDE방식 제품도 데이터 쓰기 오류를 방지하는 번프루프 기능을 지원해 매우 안정적이다. 따라서 고가의 전문 장비가 아니라면 더 이상 SCSI인터페이스를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자신의 PC 안에 내장형 CDRW드라이브를 장착할 만한 공간이 없다면 외장형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외장형 제품 중에 유니버설시리얼버스(USB)인터페이스 제품을 구입하면 노트북과 쉽게 연결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속도는 6배속 이상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최근 사용자 중에는 중고 CDRW드라이브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가급적 피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CDRW드라이브의 핵심 부품인 렌즈는 반영구적이지 않다. 따라서 많은 CD를 제작할수록 수명이 줄어든다.
자동차라면 달린 거리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지만 CDRW드라이브는 몇 장의 CD를 만들었는가를 판단하기 어렵다. 아는 사람에게 정확한 사용량을 듣는다면 상관없지만 일반적으로 중고 CDRW드라이브는 구입을 삼가야 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