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DVR는 해외시장에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고 있어 수출가능성이 매우 높은 품목입니다.』
지난 99년부터 지난달말까지 2년간 일본의 보안장비 생산업체인 도드웰사의 고문을 맡아 국산 DVR를 도드웰 등 일본업체에 수출하는 데 다리역할을 했던 김해일옹(73)은 국산 DVR의 수출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불과 2∼3년전 국내 벤처기업들이 DVR를 본격 선보였을 때만 해도 상당수 제품의 경우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물론 일부제품의 경우는 수출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반품을 요구하는 사례마저 발생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김옹은 DVR시장 초창기를 이렇게 회고하고 지금은 국산 DVR의 기능 및 시스템 안정성이 크게 향상돼 자신있게 일본업체들에 국산제품을 소개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영상압축기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앞서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벤처기업들이 조기에 시장을 선점한 것이 국산 DVR가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결정적인 원동력이 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옹은 『DVR시장은 세계적으로 이제 막 시장형성기단계로 접어들고 있어 국내 DVR 생산업체들의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해외에서 열리는 세계보안전시회에 나가보면 국내업체들의 부스에 사람이 몰리는 등 국산 DVR에 대한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김옹은 그러나 국내 DVR 생산업체들이 수출물량 확대 및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DVR는 보안장비의 특성상 시스템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제품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사후관리(AS)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옹의 주장.
『상당수 국내 DVR 생산업체들의 경우 해외 수출시장 현지에 AS망을 구축하지 않고 있어 수출한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한 대처가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김옹은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하면 국산 DVR의 수출물량 확대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하고 『독자적인 AS망 구축이 어렵다면 해외업체와의 제휴 등을 통해 AS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DVR가 성장가능성이 높은 품목으로 주목받으면서 국내에도 DVR시장에 신규진출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는 선후발업체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과열경쟁으로 인한 DVR 수출가격 하락이라는 문제도 야기하고 있습니다.』
김옹은 『세계 DVR시장은 해외업체에 비해 한발 앞서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해온 국내 DVR 생산업체들에 활짝 열려 있다』며 『DVR를 우리나라의 수출유망품목에서 주력 수출품목의 자리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지금의 수준에 만족하지 말고 업계 관계자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