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생산을 통한 저가격화와 품질의 고급화가 올해 최대의 목표입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탄소나노튜브(CNT)의 개발에 성공한 일진나노텍의 유하영 사장(51)은 오는 2003년까지 양산설비를 갖춰 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탄소나노튜브는 열방출 특성과 화학적·기계적 내구성이 우수해 「꿈의 신소재」라 일컬어지는 차세대 전자재료. 탄력성과 복원성이 뛰어난 탄소를 나노미터(1㎚는 10●●m) 크기의 소자나 회로로 만들 수 있어 테라급 집적도의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다.
또 전자방출 특성이 뛰어나 음극선관(CRT)·발광다이오드(LED)·액정표시장치(LCD)·전계방출디스플레이(F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소자나 충·방전 특성을 살려 전기자동차용 연료전지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일진다이아몬드의 영업을 맡다가 일진나노텍을 맡게 된 유 사장은 『세계 탄소나노튜브 시장은 오는 2005년이면 현재보다 37배 이상 늘어난 3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면서 『세계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일진나노텍은 지난 98년부터 국내외 연구소와 대학 등 각종 기관과 교류를 가지면서 제품개발에 몰두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 국내 최초로 탄소나노튜브를 개발하는 개가를 이뤘다.
일진나노텍의 제품은 고품질 탄소나노튜브를 저온에서 수직배양, 성장시키는 열화학기상증착법(TCVD : Thermal Chemical Vapor Deposition) 및 플라즈마 CVD법을 적용, 성장온도를 유리기판의 용융점 이하인 섭씨 500도에서 대량 합성할 수 있다.
특히 낮은 생산성과 높은 탄소불순물 함유, 고가의 유리기판 사용 때문에 발생하는 진공실장의 어려움을 해결함으로써 탄소나노튜브의 산업적 응용에 커다란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 사장은 『1그램당 300달러에 달하는 고가가 상용화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면서 『대량생산을 기반으로 한 저가화로 세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실제 올해 안에 수백㎏대의 양산과 판매를 목표로 수도권 지역에 공장을 물색중이다.
일진나노텍은 현재도 국내외에 60여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한편, 20여개 기관 및 40여명의 과학자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유 사장은 『이 사업은 시장선점 효과가 크기 때문에 기술개발에 투자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기술뿐만 아니라 가격면에서도 세계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설명한다.
유 사장은 『20여년에 걸친 영업 노하우를 일진나노텍에서 차근히 펼칠 계획』이라면서 『생각과 사람이 우선하는, 일진나노텍의 기업 이미지를 보여줄 기회가 자주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전북 고창 출생으로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 원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화·해태상사 등을 거쳐 지난 91년 일진다이아몬드에 합류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