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조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스토리지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한국EMC·LG히다찌 등 전문업체와 한국IBM·한국HP 등 서버계열 일부업체들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나 해외업체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고 국산제품을 앞세운 전문업체들도 출사표를 내미는 등 줄잡아 40∼50개 업체가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업체의 경우는 우선 한국EMC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한국EMC는 브랜드이미지나 제품성능 등을 앞세워 40% 가량의 점유율을 보이며 타 업체를 제치고 앞서 나가는 상황이다. 올해는 제품의 인지도보다는 스토리지 관련 컨설팅과 솔루션을 앞세워 이 분야 시장을 확실하게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LG히다찌도 올해는 전문업체 「넘버2」의 자리를 확실하게 꿰차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히타치 레이드와 솔루션을 앞세우는 한편 이기동 사장 취임후 기존 조직을 스토리지 위주의 조직으로 전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역시 한국EMC에 뒤이은 주자로서 올해는 선두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기존 디스크사업은 물론 컨설팅과 서비스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국산업체들의 움직임도 여느 때보다 활발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산저장장치 선두기업인 넷컴스토리지를 비롯해 올해 저장장치 전문기업으로 명패를 바꿔 단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 신제품 개발과 함께 이 부문 사업에 뛰어든 쿠스코아이티·엑사큐브시스템 등의 업체들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정보라인 역시 자체개발한 제품을 앞세워 스토리지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이외에도 디씨엘은 시게이트사의 대용량저장장치 자회사인 자이오텍의 제품을 앞세우고 있으며 카파스토리지는 미국 프로콤사의 제품을 내세우고 있다. 또 티디아이시스템즈는 미국 닷힐사, 드림인텍은 미국 레이드텍사, 맥스터코리아는 맥스터사, 어플라이언스코리아는 어플라이언스사의 제품을 앞세워 스토리지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맞서 서버업체들은 자체개발한 제품을 앞세워 스토리지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IBM·한국HP·컴팩코리아·한국썬·한국후지쯔 등의 업체들은 서버공급과 연계한 전통적인 공급전략과 컨설팅·서비스·파이낸싱 등의 파격적인 전략을 내세우며 스토리지시장을 무섭게 잠식하고 있다.
한국IBM의 경우는 지난해 대폭적인 조직개편과 전문인력 영입을 통해 올해 스토리지시장 정상을 넘보고 있으며 한국HP의 경우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받고 있는 히타치 제품군과 자사 제품을 앞세워 하이엔드에서부터 로엔드에 이르는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컴팩코리아와 한국썬은 특히 서버업체이면서도 스토리지기업이란 명패를 내걸 정도로 스토리지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두 회사는 올해 스토리지부문서만 1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임대 및 할인판매를 포함한 파이낸싱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델컴퓨터와 한국후지쯔가 지난해부터 스토리지시장에 진입, 주도권 다툼에 뛰어들었다. 한국유니시스·켁신시스템(케이트웨이)·SGI코리아 등도 스토리지시장 공략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