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 라우터기술연구부
부장/책임연구원/공학박사 이형호
고속 네트워크 기술과 관련하여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인터넷 트래픽 폭증 및 이에 따른 인터넷 핵심 장비인 라우터의 고속화 추세라 할 수 있다. 인터넷 트래픽이 현재와 같이 증가한다면 3∼4년 뒤에는 국내에서 백본 라우터의 주기종으로 사용중인 20Gbps급 용량의 시스템은 사설망 영역에서, 국내 개발중인 80Gbps급 라우터는 공중망의 에지 영역에서 사용되고 백본 영역에서는 테라비트급 라우터가 사용될 전망이다.
선진 외국에서는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벤처기업들을 중심으로 테라비트급 라우터의 개발이 진행되어 왔으며 일부 상용품이 출시된 상태이다.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라우터의 고속화에 추세에 대응하고자 정부 및 출연(연), 산업체, 학계 공동으로 80Gbps급의 고속라우터 개발을 추진하여 왔으며 올해부터는 광인터넷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테라비트급 라우터의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차세대 인터넷망은 테라비트급 라우터와 OC-768(40Gbps)급 고밀도파장분할다중화(DWDM) 장비로 구성된 초고속 대용량 광인터넷으로 성장 발전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기존 인터넷에서 제공하지 못한 서비스품질(QoS)의 제어, 네트워크 자원의 최적 활용을 위해 사용자가 네트워크내에서 자신이 발생시킨 데이터를 직접 제어하는 개방형(Open Service Creation)의 액티브 라우터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인 차세대 인터넷에서는 이러한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인터넷 사용자 자신이 바로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로서의 역할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기업망의 경우는 고속화 측면의 발전과 함께 광대역 멀티미디어 QoS 보장의 통합 근거리통신망(LAN) 형태의 발전이 예상된다. 저비용·고효율을 창출하는 기업의 새로운 문화를 지원하기 위한 기업 통신망 하부구조로서 인터넷·인트라넷의 구축과 기업 그룹웨어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향후에는 음성 전화뿐만 아니라 데이터·영상회의 등과 같이 부가가치를 지닌 다양한 멀티미디어 통신 서비스를 지원하는 통합 LAN기반으로 발전해 갈 것이다.
기업망의 고속화 측면에서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기술은 최근 IEEE 802.3에서 표준화를 진행중인 10기가비트 이더넷 기술이다. LAN 내부에서 대용량 서버간의 통신 트래픽의 대폭적인 증가와 더불어 인터넷 접속의 증가,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와 가상 LAN, 가상 사설망 등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LAN 간의 트래픽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나 현재의 LAN 성능은 최대 1Gbps에 그치고 있다.
10기가비트 이더넷 기술은 기존 통신사업자의 전송장비인 SONET/SDH 장비와도 직접 접속이 가능하며 LAN과 원거리통신망(WAN)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해부터 「10기가비트 이더넷 포럼」(http://www.10gigabit-ethernet.or.kr)을 결성해 활동중에 있으며 올해부터는 광인터넷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0기가비트 이더넷 기술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통신망의 고속화 및 통합화는 공중망이나 기업망만이 그 대상이 아니며 가정내의 네트워크도 급속히 적용되고 있다. 가정내의 네트워크는 유무선이 통합화 된 홈 LAN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이미 국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400만명을 돌파했다.
가정내의 홈 네트워크 구축 솔루션으로는 전화회선 및 전력회선과 같이 기존에 시설된 배선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과 무선 채널을 이용하는 방법이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단거리 구내 무선 LAN 기술은 고속화, 초경량화, 저가격화가 추진될 경우 이용자가 이용하는 최종 구간이 무선으로 급속히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는 차세대 인터넷의 하부구조로서 광인터넷을 구축하기 위하여 올해부터 5년간 정부와 민간 공동으로 광인터넷 기술개발에 약 5250억원(정부 2750억원)을 투자한다. 광인터넷 기술개발 분야는 △테라비트급 라우터 및 10기가비트 이더넷 스위치 시스템을 포함한 광교환 라우터 분야 △DWDM 기술을 이용한 테라비트급 광전송 분야 △광가입자망 분야 △광인터넷 핵심부품 및 소자 분야 △광인터넷 네트워크체계 종합분야 등 5가지 분야로서 이러한 기술개발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경우 현재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차세대 인터넷을 성공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