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붕괴로 국내 증시 파장 지속

미국 나스닥시장은 2000선이, 다우지수는 1만선이 붕괴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파장이 우려된다.

14일(현지시각) 첨단 기술주가 밀집된 나스닥시장은 2000선 회복 하루만에 다시 2.12% 하락하며 1972.190으로 마감됐고 전통 가치주 중심의 다우지수도 9973.46으로 마감, 1만선이 무너졌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의 그림자처럼 움직이고 있는 국내 증시도 15일 전날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시장과 거래소시장은 모두 나스닥선물 급등소식으로 장초반의 낙폭을 줄이며 마감됐지만 당분간 미국시장의 여파는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미국과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전세계 증시도 모두 침체국면이다. 일본은 이미 10년만에 최저 수준의 주가를 기록중이고 그나마 실물경기가 괜찮은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증시도 모두 바닥권을 헤매고 있다.

대다수 증시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주에 대한 과매도 국면이라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당분간 미국과 국내 증시의 뚜렷한 상승모멘텀은 찾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다. 또 그동안의 나스닥 붕괴가 기술주에 대한 거품제거 차원이었다면 다우지수의 동반 몰락은 경기의 전반적 침체를 의미하고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거품제거에서 경기침체로 = 나스닥시장의 하락세가 지난 30년간 가장 심각하게 진행중이라는 점과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주가가 회복 기미를 나타내지 않고 있어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 가치주가 밀집돼 있는 다우지수가 하락하기 시작한 것은 IT주의 거품제거 차원을 넘어서 세계 경기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경제 본격 하락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날 미국 증시를 폭락시킨 주원인이 경기침체에 따른 금융권의 부실 우려 때문인 점도 전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주가반등시기 늦어질 수도 = 증시전문가들은 여전히 하반기 미국 경기와 주가회복에는 낙관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과 연초 예상보다는 경기회복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국내 증시의 상승세 역시 미국 동향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서 그만큼 국내 증시의 상승세도 늦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김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미국 경제는 주요 기업의 실적둔화와 금리인하 효과와의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금리인하 효과보다 기업 실적둔화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으로 주가 반등시기는 당초 예상됐던 2·4분기 말이나 3·4분기 초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투자대안 가능 종목군 =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강한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차트 분석상 우량종목에 대한 단기매매와 실적호전 저평가주 중심의 접근은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대신경제연구소는 15일 시장의 약세에 큰 영향을 받지않고 안정적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종목들로 한국하이네트·더존디지털·창흥정보통신·씨엔씨엔터프라이즈·코삼 등을 꼽았다. 서울증권도 이날 성장주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실적을 겸비한 가치주 가운데 저평가돼 있는 대덕GDS·삼영전자·신도리코·웅진닷컴·전기초자 등이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