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코스닥을 향해 뛴다>폭락장세에도 희망은 있다

◆그동안 코스닥예비심사 통과기업을 분석보도한 「코스닥을 향해 뛴다」가 이달부터 확대 개편됩니다. 예비심사 통과기업의 경우는 종전대로 공모전 「증권면」에 소개하고 이에앞서 예비심사 청구기업에 대해서도 매달 「특집」 형태로 꾸며 투자자들에게 앞선 정보를 제공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도바랍니다. <편집자주>◆

정보기술(IT)업체들의 코스닥 진출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IT업체들은 코스닥 주가폭락를 착찹한 심경으로 지켜보면서 등록계획을 확정짓지 못하고 관망했으나 올초 주가회복과 더불어 코스닥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으로 선회했다. 비등록 IT업체들이 코스닥시장에 대한 희망을 어느 정도 접은 상태에서 예상밖의 랠리가 찾아온 것이다.

이에따라 비등록 IT업체들은 연초 새롬기술 등 그동안 낙폭이 컸던 IT업체를 중심으로 코스닥시장이 극적으로 반등에 성공한데 고무돼 너도나도 코스닥시장 입성을 위한 준비를 서둘렀다. 증시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증시전문가들의 지적도 있었지만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호전되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커졌다.

연초랠리가 증시분위기를 그야말로 180도 바꿔놓은 것이다. 증시호황에 대한 기대는 또 하나의 기대를 낳으며 「올해 증시는 뜬다」는 쪽으로 성급히 돌아섰다. 일부 호사가들은 지난해 초에 버금가는 랠리가 곧 올 것이라는 말을 안주삼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말 절망이 큰 만큼 올들어선 희망도 컸다.

이같은 분위기는 비등록 IT업체들의 코스닥등록 의지를 상당히 고무시켰다. 지난해 말까지만도 해도 올해 코스닥시장 등록을 추진하는 IT업체 수가 100여개 안팎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연초랠리가 한달 이상 지속된 지난달에는 올해 최대 300여개 업체들이 코스닥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는 예상자료가 나오는 등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주식시장이 장기간의 침체를 탈피하고 연초부터 강한 오름세를 보이자 기업공개(IPO) 일정을 늦췄던 장외기업들이 코스닥등록을 서둘렀던 것이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이번달에만 드림위즈·하우리·시큐어소프트 등 77개 업체가 코스닥등록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지난 13일에는 넷웨이브 등 5개 업체가 코스닥위원회로부터 코스닥등록 예비심사를 통과해 올해 IT업체의 코스닥 입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설립 1년만에 주가하락으로 시장의 존속마저 위협받고 있는 제3시장 지정 IT업체들도 연초랠리를 호기로 삼아 너도나도 코스닥시장행을 서둘렀다. 증권관련 컨설팅업체인 3S커뮤니케이션의 최근 조사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 89개사 중 39개사가 연내에 코스닥시장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에 4개사가 하반기에 35개사가 코스닥시장에 갈 것이라는 대답이다.

그러나 이달들어 미국시장에서 세계적인 IT업체들의 올해실적 전망이 어둡다는 분석이 쏟아지면서 시장분위기가 잿빛으로 변하고 있다. 야후 등 세계적인 업종 대표주들의 실적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나스닥시장이 2년 8개월 만에 2000선이 붕괴되는 등 전세계 증시가 첨단기술주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폭락장을 연출했다.

나스닥시장의 폭락은 코스닥시장 등록을 준비하는 비등록 IT업체들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많은 업체들이 겪었듯이 장이 무너지면 공모가 하락 등 손실이 크다. 코스닥시장이 무너진 지난해 하반기 KCC정보통신 등 상당수 IT업체들이 공모가 산정을 놓고 고심하다가 코스닥등록을 포기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때문에 업계 및 증시전문가들은 상당수 IT업체들이 증시 분위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코스닥등록 예비심사 청구 및 공모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의 증시가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2·4분기까지 증시를 되살릴만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IT업체들이 코스닥등록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IT업체들도 막무가내로 코스닥등록을 미룰 수만도 없다. 비등록 IT업체들은 지난해 증시폭락으로 시중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데다 올해 경기전망마저 밝지 못해 사업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직원들 사기진작과 기업의 홍보를 위해서도 코스닥등록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상당수의 IT업체들은 주식시장 폭락의 여파로 공모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이미지 개선과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코스닥등록을 추진하기도 했다.

결국 올해 코스닥시장 예비심사 청구 및 공모시장에 썰렁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해를 넘기지 않고 코스닥시장에 등록하려는 업체들이 무더기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증시분위기가 호전되자 코스닥등록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업체들이 러시를 이뤘으나 이달들어 주가가 하락하자 업체들이 예비심사 청구를 미루는 모습이 역력하다』며 『하반기 등록을 고려하는 업체들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