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인터넷 보급이 부진했던 중남미 지역의 인터넷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리콤, 시스코 등 미국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의 시장 공략을 위한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다음은 IT 및 e비즈니스에 대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 http://www.gigaweb.com)이 분석한 중남미 네트워크 시장 및 인터넷 사용 실태에 대한 보고서의 요약이다.
◇중남미 네트워킹 장비 공급업체(벤더)들 =복잡한 네트워킹과 통신 환경을 갖고 있는 중남미 네트워크 장비 시장은 간단히 설명하기 어렵다.
이 시장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내 대기업 시장에서 철수, 미국 시장의 점유율을 상당 부분 상실한 스리콤이 중남미 근거리통신망(LAN:Local Area Network) 스위칭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리콤에 이어서는 시스코가 2위를 달리고 있으며 그 뒤를 노텔네트웍스, 케이블트론, 휴렛패커드(HP)같은 전통적인 네트워크 장비 공급업체들이 따르고 있다.
스리콤은 미국 대기업 시장에서 철수하는 대신 중남미의 종업원 2500명 이하의 중소기업 시장에 사업 역량을 집중, 결국 이 분야 노른 자위를 차지했다. 스리콤은 오랫동안 해외 사업에 전념해 와 이미 미국 이외 지역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미국내보다 많은 실정이다. 이는 스리콤이 매우 훌륭한 글로벌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스위칭 제품은 쌓을 수 있는(stackable) 형태이기 때문에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가격면에서도 시스코나 노텔네트웍스 등 경쟁업체보다 일반적으로 낮은 장점이 있다.
남미 사용자 데이터베이스(Technology User Database Latin America) 단체에 따르면 중남미 네트워크 스위칭 시장에서 스리콤은 브라질에서 63%,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에서 각각 50%와 36%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스리콤에 이어 시스코가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노텔은 이들과 격차를 두고 3위에 올라 있다. 케이블트론과 HP는 약간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네트워킹 허브를 포함해 IBM의 많은 네트워킹 장비가 중남미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IBM의 장점은 강력한 판매망(채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남미 네트워크 장비 시장을 포기함에 따라 IBM의 시스템들은 고아가 됐다. 따라서 이 장비를 교체할 때는 시스코가 자연스럽게 수혜자가 된다. 왜냐하면 고객들은 원래 IBM 장비를 구입한 것과 동일한 이유로 시스코의 장비를 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시스코 장비로 이전할 수 있도록 시스코와 IBM이 협력하고 있어 중남미에서 시스코의 시장 점유율은 앞으로 수직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네트워크 스위치와 달리 라우터 시장에서는 시스코가 아르헨티나 시장의 61%를, 브라질과 멕시코에서는 각각 57%의 시장을 점유,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리콤은 미국에서는 라우터 사업으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중남미의 모든 국가에서는 시스코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반해 노텔네트웍스는 매력적인 소형제품 부족과 높은 가격, 그리고 취약한 판매망으로 시스코와 스리콤보다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중남미 네트워크 장비 동향 =남미 통신시장에서는 좁은 공간을 차지하는 스태커블(stackable)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중남미 시장은 표준이 완성되지 않아 사용가능한 주요 품질서비스(QoS) 제품이 아직 유료인 상태다.
그리고 구형(레거시) 프로토콜 및 네트워크 장비가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은 이더넷을 지원하는 인터넷프로토콜(IP) 중심 장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익스트림네트웍스(Extreme Networks)와 파운드리네트웍스(Foundry Networks)가 충분한 판매망(채널)만 확보한다면 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는 데이터 거래량(트래픽)이 미국보다 더디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중형기업에서 허브를 사용하는 경우가 미국보다 더 많다. 하지만 중남미 회사들이 앞으로 트래픽 집중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게 되면 광대역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스위치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의 네트워크 수준(interlligentce)은 아직 미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하급 기종인 레이어2나 레이어3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중남미도 미국처럼 급증하는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레이어4∼레이어7 수준으로 점차 업그레이드를 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 인터넷 현황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는 중남미에서는 약 1000만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수치는 2년 후인 2003년에는 2430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인터넷 인구 중 유럽인과 미국인이 각각 36%, 그리고 아시아인이 16%, 일본인이 8%의 순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중남미인은 4%에 불과하다.
중남미는 다이얼업 서비스의 높은 이용료 때문에 사람들이 인터넷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경우 하루 4시간 인터넷을 사용할 경우 한달에 240달러나 지불해야 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고무적인 현상도 있다. 예를 들면 아르헨티나에서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에 접속하는 비용이 전화 요금의 절반에 불과하다. 또 브라질은 ISP에 특별한 4자릿수 국번을 부여해 이들이 낮은 요금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B2C보다는 B2B에 더 적합한 네트워크 인프라 =모건스탠리는 중남미에서 기업간(B2B), 기업대 소비자(B2C) 거래가 모두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중남미의 전화 보급률이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기업들이 고속 인터넷 접속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기가인포메이션그룹은 B2C가 앞으로 계속 성장하겠지만 고속회선이 가정에 설치되는 속도, 일반인의 PC 구입률, 중남미의 경제 등을 고려해 볼 때 2003년까지 B2C보다는 B2B가 인터넷 상거래의 주요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많은 고성능 네트워크 장비 필요 =어떤 의미에서 중남미가 전세계적 인터넷 붐에 늦게 참여한 것이 이득이라고도 말할 수도 있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범한 실수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일반기업이 스위치 환경으로 이전할 때 값비싼 장비를 사용해야만 했다. 하지만 중남미 기업은 미국의 장비 교체 붐이 지난 후에 네트워크 장비를 교체해 성능 향상을 위해 교체할 레거시 장비가 대단히 적었다. 예를 들면 중남미에는 네트워크 성능 향상을 위해 교체해야 할 토큰링(Token Ring) 장비가 많이 설치돼 있지 않다.
그래도 충분한 웹 응답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성능 향상이 필요하다. 따라서 웹 서버가 최대한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레이어4급의 로드 밸런서가 필요하다. 이외에 보안소킷레이어(SSL:Secure Socket Layer)의 거래(트랜잭션)가 웹 서비스의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SLL 기술을 이용해 데이터 보호를 원하는 업체들은 SSL 가속기 도입이 필요하다.
◇결론 =중남미 기업 네트워크 인프라는 공유 허브뿐 아니라 스태커블 스위치가 대량 설치돼 있다. 이 장치들은 성능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e비즈니스의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성능을 좀더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아직 대다수 중남미 국가의 가정은 PC 보급률이 낮은 형편이고 또 원거리통신망(WAN:Wide Area Network)조차도 제대로 구성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B2C보다는 B2B가 더 빠른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 업체들은 네트워크의 코어와 에지 두 부분에 고성능 기기를 배치하고 스위치 환경으로 빨리 이전해야 한다. 또 인터넷 접속속도가 느린 고객들에게 충분한 웹 응답 시간을 제공, 빠른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압축기술의 개발도 필요하다.
<정리=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