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전자업종 e마켓인 컨버즈(http://www.converge.com)와 이투오픈(http://www.e2open.com)이 국내시장 진입에 애를 먹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주주사로 참여하는 등 해외 굴지의 기업들이 합류하고 있지만, 지난해 설립 당시의 기대와 달리 e마켓업계의 수익성 전망이 어두운데다 글로벌 거래시스템 구축이 더딘 진척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지금까지 국내 거래 유발은 물론, 회원사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업종 양대 e마켓인 이투오픈과 컨버즈는 올해 국내 사업본격화를 앞두고 있지만 현재 회원사 확보 및 서비스 확대 작업이 크게 미진한 상황이다. 특히 양사의 예상 수수료 매출 가운데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할 협업거래 서비스는 일러야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어서 아직 전반적인 수수료 체계조차 못잡고 있는 형편이다.
이투오픈은 당초 지난달 국내지사 설립을 마무리짓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회원사 확보에 나서기로 했지만 현재로서는 지사장 정도만 내정한 상태다. 이투오픈팀 책임자인 LG전자 황호진 상무는 『이르면 다음달초 지사 설립은 완료될 것』이라며 『당초 예상과 달리 본사차원에서도 서비스 확대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상용화한 경매·역경매 서비스의 경우 아직 국내 거래실적이 단 한건도 없는 실정이며, 국내 거래회원사가 전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와 함께 추가로 준비중인 디자인협업 서비스도 상반기까지 테스트를 진행해야 할 정도로 시스템 구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투오픈 관계자는 『본사차원에서 수수료 체계를 비롯한 전반적인 비즈니스모델을 수시로 바꾸는 상황』이라며 『국내 입장에서도 사실 불만스럽다』고 말했다.
이투오픈에 비해 다소 속도는 빠르지만 컨버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컨버즈코리아는 올초 지사 설립 후 100여개의 거래회원사를 확보했지만 아직 경매 서비스에만 의존하는 상황이다. 그나마도 현재까지는 삼성전자의 경매물량 150만달러가 국내 거래실적의 전부다. 컨버즈코리아 관계자는 『확대준비중인 주문협업 서비스는 일러야 상반기안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본사측에서도 수수료 체계는 수립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컨버즈코리아의 경우 경매수수료가 0.45%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매출이 고작 6750달러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서비스 상용화가 진통을 겪자 글로벌 e마켓의 모델로 주목받던 양대 e마켓마저도 향후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자본금이 각각 2억달러, 1억3000만달러인 이투오픈과 컨버즈는 올해에만 각각 1억달러씩을 시스템 구축·확산비용으로 잡고 있어 국내 상황만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상당기간은 적자행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e마켓의 불투명한 수익성 전망과 아직은 생소한 국내 거래관행이 환경적 요인』이라며 『이와 함께 삼성전자·LG전자는 그동안 독자적으로 추진해온 조달시스템인 글로넷과 X넷 등의 비중이 커 전력 지원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