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상승으로 증시환경 악화우려, 상대적 수혜기업은 있을 듯

「원달러 환율」이 2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나스닥 폭락 등으로 가뜩이나 탈진해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 추가적인 파장이 우려된다.

환율상승은 통상 수출중심의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외 경쟁력을 약화시키며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또 환율이 상승하면 외국인 투자자금은 주가가 동일한 가격대를 유지하더라도 환차손이 발생하는 효과가 발생, 외국인의 투자확대에 제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엔화환율이 달러당 122엔대 중반까지 오르는 등 약세를 보이자 달러 매수세가 많아지며 전날보다 10원 상승한 1292.30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98년 11월 18일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문정업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엔달러 환율의 불안한 모습 때문』이라며 『일본 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계속되고 있어 원화 환율의 상승세는 어느 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환율 상승이 급격한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의 이탈로까지 확대되지는 않겠지만 중기 관점의 증시환경에는 악영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원달러의 상승은 주가에는 부정적인 요인임에 틀림없다』며 『이미 국내 증시에 들어와 묶인 자금은 유동성이 부족해 단기적으로 이탈하지 않겠지만 신규 외국인 투자자금이 제한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상승이 증시로의 자금유입을 제한하고 주가에는 전반적으로 악재지만 개별기업 가운데 오히려 수혜가 점쳐지는 기업들도 있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환율상승에도 불구,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되고 있다.

환율상승시 수혜가 가능한 기업은 수입보다 수출비중이 높고 외화자산이 외화부채보다 많은 회사다.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은 수입원가 부담이 작아지고 환율상승으로 인해 마진폭이 커지게 되므로 영업측면에서 이익이 확대될 수 있다. 외화자산이 많은 기업들도 연말 환율 평가시 원으로 환산한 금액이 커져 자산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대우증권은 수출비중이 90%를 넘고 해외부채가 적은 정보기술(IT)기업 가운데 대륭정밀·삼화전자·청호전자·케드콤·고덴시·대동전자·가야전자·서울전자통신·심텍·한신코퍼레이션·태산LCD·코코엔터프라이즈·청람디지털 등이 원달러 환율 상승의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환율상승시 부각될 수 있는 종목들로 거래소시장에서 계양전기·광전자·다함이텍 등을, 코스닥시장에서는 가야전자·동진쎄미켐·실리콘테크 등을 꼽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