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58∼106m에 위치한 북부 독일의 도시 하노버. 이곳은 교통이 편리해 매년 50여 회의 세계적 전문산업 박람회가 열린다. 인구 51만명의 하노버는 그래서 세계 정상의 무역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화려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하노버는 최근 첨단도시로 새 단장이 한창이다. 바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세빗2001(CeBIT2001)」이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1주일동안 열리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세빗은 매년 3월 하노버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사무기기 및 정보통신 박람회다.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세계 각지에서 하노버로 들어가는 모든 항공노선이 때아닌 성수기를 맞을 정도다. 하노버 시내뿐 아니라 인근 150㎞ 이내의 호텔들도 꽉꽉 들어찬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이다.
겨울 바람이 아직 차가운 하노버에 세계 각지에서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세빗이 전세계 IT산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박람회기 때문이다.
지난 70년 하노버 산업박람회(하노버메시)의 한 전시분야로 처음 개최된 세빗은 급증하는 출품업체 및 참관객 수를 충족시키기 위해 86년 독립적 박람회로 출범했다. 세빗 전시회는 그 후 IT관련 제품을 한 곳에 모아놓고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독립 전시회로 든든한 뿌리를 내리면서 발전을 거듭해왔다.
15회를 맞는 올해 전시회는 전세계 60개국에서 7892개 업체가 참가했던 지난해보다 100여개 업체가 더 늘어난 총 8015개사가 각각 최근에 개발한 첨단 신기술 제품을 선보여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주최측은 관람객도 7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정보기술단체인 EITO(European Information Technology Observatory)는 이동통신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자랑하는 유럽 업체들이 앞으로 m커머스 산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세계 각국은 특히 이번 유럽에서 열리는 세빗을 주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올해 전시회에서도 최대 관심거리는 어김없이 인터넷 및 무선 통신관련 제품이 될 전망이다.
「세빗2001」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5년 내에 모든 비즈니스 거래 가운데 65% 이상이 인터넷과 연결된다』며 『올해 세빗 전시회에서도 인터넷 관련 제품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독일 컨설팅 회사 뮤메르트앤파트너AG가 올해 전시회 참가 예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장 많은 61%의 응답자들이 「고속 인터넷 접속제품」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또 온라인 보안을 관심분야로 꼽은 응답자가 59%를 차지했으며 UMTS(54%), 이동 전자상거래(49%), 무선 네트워크(40%) 등도 모두 주요 관심분야로 조사됐다.
올해 출품 제품 가운데 미국 최대 IT 미디어 그룹 IDG가 소개한 주요 제품의 특징 등을 간략하게 살펴본다.
△후지마그네틱스GmbH의 DVD램: 디스크 한 장에 9.4GB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루슨트테크놀로지스의 웨이브스타: 광 라우터, 1초에 10테라비트(10Tbps)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산요전기의 IDC-1000Z iD샷: 디지털 디스크 카메라, 크기 50㎜의 광디스크 한 장에 730MB의 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 이는 2시간짜리 영화 한편을 담을 수 있는 분량이다. △스펙트로닉스의 멀티미디어 휴대폰: 디지털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다.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팩스로 각종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비아테크놀로지의 750㎒ 사이릭스Ⅲ 프로세서: 저가 PC시장을 겨냥한 칩이다. △저콤의 GPRS 무선모뎀: 1초에 5만3000비트(53Kbps)의 정보를 내려받고 이를 다시 26∼28Kbps의 속도로 전송할 수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