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내 수익 창출 못하면 「정리」설 파다
B2B솔루션전문기업 위드솔루션즈 설립 돌연 중단
삼성전자 등 오프라인 구조조정 앞두고 우선 정리 가능성
e삼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재용씨가 오는 4월 귀국, 삼성전자 상무보로서 경영에 본격 참여할 예정인 가운데 e삼성 곳곳에서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 초 e삼성이 출범한 이후 가장 먼저 문을 연 이누카에 대해 그룹측이 사업중단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올 초 법인 설립이 확실시됐던 B2B솔루션 사업(위드솔루션즈) 역시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위드솔루션즈는 삼성전자 유인경 전무가 대표로 내정되고, 삼성SDS 등 이재용 상무의 지분이 높은 주요 관계사들로부터 출자금액을 타진할 정도로 사업이 구체적으로 진행돼 온 터라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e삼성 옥석가리기」와 함께 e삼성과 같은 형태의 외부 사업을 더 이상 벌이지 않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미 e삼성 관계사들 사이에는 그룹 구조본이 「6월까지 사업 진척을 봐 수익성에 대한 전망이 없을 경우 가차없이 사업을 접는다」는 방침을 확정했다는 「6월 대란설」이 파다하게 퍼져 있다. 불과 3개월 후면 10여개가 넘는 e삼성 관계사의 운명이 엇갈린다는 것이다.
◇구조조정 진의 어디에 있나 =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수익성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제조업이 아닌 인터넷 분야에서 사업 개시 1년도 채 안돼 「수익성」의 잣대를 들이미는 것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한다. 특히 e삼성이 나선 금융포털이나 웹에이전시, 인터넷카드분야 등 대다수의 사업영역은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성공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일고 있는 분야고 삼성측이 이를 모르고 사업을 시작했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누카의 한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에 수익성이란 잣대는 피할 수 없는 원칙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단 인터넷 사업이 출발 당시 만큼 절실하지 않다는 이유가 더 크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견해를 밝힌다. 삼성 내부 관계자는 『거대 오프라인 삼성그룹, 특히 삼성전자의 경영을 책임지는 마당에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온라인 분야의 기업들은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이재용 상무를 여러번 접했다는 이 관계자는 『이 상무가 삼성전자에 대한 경영분석을 이미 끝낸 것으로 안다』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오프라인 삼성 관계사의 구조조정이 예상되는데 수익을 내지도 못하고 있는 인터넷 기업을 잔뜩 거느리고 있는 것은 오히려 이 상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꼴이 될 것』이라며 e삼성에 대한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이유를 밝혔다.
◇e삼성은 어떻게 = 업계의 관심은 지주회사인 e삼성 처리에도 모아지고 있다. 단순 투자형 지주회사로 출발한 e삼성은 관계사들의 세금 문제 등 법적·행정적 절차를 처리하기 위해 서류상 존재하는 기업일 뿐이다. 업계에서는 e삼성 관계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정리되면 e삼성 역시 정리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전략을 외치며 미주지역을 비롯해 아시아, 일본, 중국 등으로 세분화시킨 해외사업 역시 이미 아시아조직으로 합병 축소한 만큼 e삼성인터내셔널이라는 해외사업 지주회사도 간판을 내릴 공산이 커 보인다.
◇구조조정 부담 어떻게 풀까 = 어떤 이유로든 e삼성 관계사에 대한 혹독한 구조조정은 이재용씨에게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e삼성 관계사의 초동 주체가 오프라인 삼성에서 「차출」된 고급인력과 삼성 관계사에서 퇴사한 우수 인력들이란 점은 잘 알려진 사실. 직원들은 사업 초기부터 자신들의 업무가 e삼성과 이 상무의 경영승계와 연결돼 세간에 떠도는 것에 불만을 표시해왔다. e삼성 관계사에 일어나고 있는 심상치 않은 구조조정 기운이 이 상무의 의지인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그 결과가 경영에 첫 발을 들이는 이 상무에게 짐이 될 가능성도 높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