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기술, 실적변경 이해하기 힘들어

새롬기술이 지난해 순손실을 13억원에서 219억원으로 수정 발표한 것에 대해 증권가에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롬기술은 당초 지난해 순손실을 13억원이라고 발표했지만 투자 자회사의 손익까지 포함한 지분법으로 회계처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안건회계법인의 지적을 받아들여 순손익 규모를 수정했다.

이에 따라 새롬기술의 지난해 순손실은 219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중 지분법에 의한 평가손실만 194억5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새롬기술이 의도적으로 회계결과에서 누락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새롬기술측은 경위문을 통해 감사를 맡았던 안건회계법인측이 지분법 적용을 잘못해 실적발표를 수정하게 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안건회계법인은 올해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실시된 감사에서 지난해 새롬기술의 투자회사에 대한 지분법평가를 유예하고 2001년부터 지분법을 적용할 계획으로 감사종료 후 재무제표를 미리 확정해 통보해 주었다는게 새롬측 주장이다.

새롬기술은 감사 결과 회계법인이 확정해준 재무제표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달 중순 2000년 경영실적 자료를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새롬기술의 한 관계자는 『이는 안건측의 감사팀과 회사내 심리실 사이에 감사원칙과 절차에 대한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당초 감사를 책임졌던 감사팀은 지분법 적용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고 감사를 진행했던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롬의 이같은 해명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회계학적으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때 지분법 적용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지분법평가를 받는 11개 자회사중 미국의 다이얼패드닷컴에 대한 평가손실이 16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에도 매달 36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해 이를 의도적으로 은폐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말했다.

굿모닝증권의 허도행 수석연구원도 『기업실적 발표를 번복하는 경우는 한마디로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로 밖에 볼 수 없다』며 『3월말 이후 실적발표 번복은 법에 저촉된다는 점에 미루어 시기상 애매한 점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