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개인투자자들은 현대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반면 삼성전자를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투자가들이 같은 기간 현대전자 주식을 대거 팔고 삼성전자를 사들인 것과는 정반대의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19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대금기준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현대전자(2820억7300만원 규모)였고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4665억5600만원 규모)였다.
이는 반도체 경기에 대한 공통적인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저가주 위주의 매매에 치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개인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쫓아 우량주식에 투자하기보다는 단순한 추세적 흐름에 의해 매매했음을 나타내는 결과로 해석된다.
조사기간 현대전자의 주가는 지난 1월 2일 4540원에서 19일 3110원으로 31.5% 하락한 반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16만7500원에서 19만원으로 13.4% 상승해 등락이 엇갈렸다.
반면 외국인투자가들은 같은 기간 현대전자 주식 2533억1200만원 어치를 팔고 삼성전자 주식 6357억4700만원 어치를 사들여 현대전자가 순매도 순위 1위, 삼성전자가 순매수 2위를 각각 차지했다.
기관투자가들은 같은 기간 현대전자에 대해 순매수나 순매도의 특징적 흐름을 나타내지 않고 삼성전자 주식 1044억5200만원 어치를 팔아치우는데 치중했다.
증시관계자들은 실적과 전망면에서 밝은 삼성전자를 팔고 「유동성위기설」에 내몰리고 있는 현대전자에 집중하는 것은 개인들의 매매패턴이 펀더멘털이나 기업가치를 지향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또 거래소시장에서 매매비중이 73.9%에 이르고 있는 개인투자자들보다는 거래비중의 9.8%만을 차지한 외국인들이 시장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투자가들이 주가 하락국면에서도 큰 그림을 그리고 기업의 가치에 근거한 투자를 하고 있는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저가주 중심의 투기적 매매에 치중하고 있다』며 『시장이 한단계 성숙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