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코스닥을 향해 뛴다>시련 겪는 첨단기술주 「우리가 반등 주도」

세계 정보기술(IT)주가 이달들어 일제히 폭락했다.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출발한 기술주 폭락세는 유럽·아시아 등 세계증시를 동반 함몰시키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2000선이 붕괴됐고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도 1만2000엔선이 무너지며 주가가 18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세계적인 증시전문가들은 세계증시가 심리적인 공황사태로 치닫고 있다며 실물경제로까지 파급될 수 있음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첨단기술 업체들의 잇따른 올해 실적악화 발표가 직접적인 도화선이다. 미국의 시스코시스템스·인텔·모토로라·야후 등 세계 IT주의 주가를 선도하는 첨단기술 업체들이 하나같이 실적 악화를 경고하고 있다.







나스닥지수 2000선 붕괴도 대표적인 인터넷업체인 야후의 1·4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직격탄이 됐다.




IT주의 실적악화 경고는 10년간 고성장을 지속해 온 미국의 경제상황을 안개 속으로 몰아넣었다. 급기야 IT주 폭락이 지난 30년대의 대공황과 같은 상황을 재현시킬 것이라는 극단적인 경고마저 나오기에 이르렀다. 지난 90년대 초반이후 미국 경제가 초장기 호황과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보여온 끝에 큰 폭으로 되떨어지고 있는 양상이 그 당시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 기업의 실적개선 등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지 않으면 나스닥주가는 장기간 침체에 빠져들 것이라고 지적한다.




국내 증시도 전세계 증시의 검은 태풍의 반경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거래소 및 코스닥시장도 나스닥지수 2000이 붕괴되던 지난주 월요일 큰 폭으로 폭락하며 전형적인 블랙먼데이 장세를 연출했다. 올해들어 세계증시의 하락에도 꿋꿋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나홀로 강세를 보이던 코스닥시장도 나스닥시장과 다시 동조화가 강화되며 전혀 맥을 추지 못했다.




그러나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IT주가 끝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지만 저점을 찍고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데 대해 이견이 없다. 단지 시점과 하락폭이 문제지만 연내에 다시 한번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IT주가 몰려있는 코스닥시장은 이미 지수 50선에서 저점을 확인한 후 재상승한 터라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동준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미국 나스닥시장이 불안한 것은 아직까지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한국 증시는 지난해 10월 이후 세번에 걸쳐 바닥을 확인한 상태여서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는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의 나스닥지수는 올들어 2616포인트에 출발, 지난 12일에는 1923포인트선까지 추락했다. 두달 반만에 무려 29.8%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은 같은 기간에 55포인트에서 출발해 83포인트까지 상승했다.




한국시장이 이처럼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올들어 미국에 투자했던 대형펀드와 헤지펀드들이 상당폭 이머징마켓으로 투자대상을 바꾸고 있는데 한국이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등 이머징마켓이 낙폭이 컸기 때문에 올해는 상대적으로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시장보다 투자매력도가 높아진 것이다.




이에따라 세계증시 약세의 여파로 코스닥시장이 다시 한번 큰 폭의 조정을 받더라도 세계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미국과 일본보다는 강한 주가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