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열린 주총에서 이인규 사장측의 승리로 일단락됐던 무한기술투자의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주총 결과 합병이 어려워지면서 무한기술투자의 최대 주주인 웰컴기술금융이 보유주식 처분과 관련, 딜레마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딜레마는 웰컴·메디슨 분쟁, 웰컴·이인규 대표 재대결 등의 불씨를 안고 있어 주목된다.
무한기술투자는 20일 오후 6시 이사회를 열어 이인규 사장 단독체제로 재편을 마친 상황이다. 지난 주총때 신규선임된 6명과 기존의 이인규 대표, 김종민 대표, 성만경 상무 등 9명을 제외한 나머지 이민화 메디슨 회장, 장흥순 터보테크 사장, 변대규 휴맥스 사장, 안영경 핸디소프트 사장 등이 사임함으로써 사실상 이인규 대표가 이사회를 장악한 것이다.
그러나 웰컴은 여전히 무한기술의 지분 2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갈등의 불씨를 안고 있다. 특히 웰컴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무한기술의 주식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따라 사태의 추이가 달라질 수 있다. 웰컴으로선 무한의 지분을 어떤 형식으로든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창투사간 상호 지분 보유가 현행법상 금지돼 있다.
이에따라 현재 두가지 방향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먼저 웰컴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무한의 3대주주로 올라선 IBC앤파트너스가 인수하는 방법이다. 이미 IBC측은 웰컴에 지분 인수 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이 경우 인수가격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IBC앤파트너스의 김남은 대표는 『지분인수 가격은 1만5000원대인 시장가격과 웰컴이 메디슨으로부터 인수했던 가격 사이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웰컴측이 손실을 그냥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웰컴측은 일단 메디슨과의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슨측에 합병이 무산된 만큼 지분을 되사라는 요구를 할 계획이다. 그러나 메디슨에서 사실상 지분을 다시 살 수 있는 여유자금이 없는 상황에서 웰컴측에 2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을 돌려주기는 쉽지 않다. 이 경우 메디슨과의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두가지 방향 모두 여의치 않을 경우 웰컴은 이인규 사장측과의 재대결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대주주로서 임시주총을 열어 재대결을 벌인다면 지금까지 겪어온 경영권 분쟁과정을 다시 밟아야 한다.
이와 관련, 웰컴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확한 방향은 설정되지 않은 상황이다』며 『내부의 입장을 정리한 뒤 일단 메디슨과의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