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I 한국시장 공략 강화로 그래픽 카드 시장판도 변화 예상

유니텍전자(대표 백승혁)가 세계적인 그래픽칩세트 제조업체인 캐나다 ATI사와 국내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그동안 미국 엔비디아사의 독과점 체제로 이뤄졌던 국내 그래픽카드 시장에 일대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수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지난해 3Dfx사를 인수, 제품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등 3차원 그래픽칩세트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유니텍사의 향후 마케팅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독점 = ATI사와 엔비디아사는 세계 그래픽칩세트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업체. 하지만 국내에선 엔비디아사가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시그마컴·제이스텍 등 대부분의 국내 그래픽카드 제조업체들도 엔비디아사로부터 그래픽칩세트를 공급받고 있다.

그에 비해 ATI사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지사는 물론 정식 대리점도 없을 정도로 ATI사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소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니텍을 내세운 ATI사의 반격 = 유니텍전자는 지난해 12월 ATI사와 총괄계약을 체결, ATI사의 그래픽카드에 대한 국내 유통권을 제공받는 한편 ATI사로부터 그래픽칩세트를 공급받아 그래픽카드를 자체 생산키로 했다.

유니텍은 양산체제 구축을 겨냥, 신규 공장확보에 나섰고 이에 앞서 기존 공장을 이용, 이달 안으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지난 1월엔 4명으로 구성된 ATI 영업팀을 새로 구성,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발표하는 동시에 용산전자상가 등 조립PC 시장을 중심으로 ATI 그래픽카드 수요를 발굴할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이를 기반으로 대기업에 대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비즈니스를 본격화, 연내에 시장점유율을 30∼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기업 OEM공략이 열쇠 〓 시그마컴·제이스텍 등 엔비디아사의 그래픽칩세트를 기반으로 그래픽카드를 제조, 공급해오던 국내 업체들은 ATI사와 유니텍전자의 공세가 시장판도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니텍전자가 주기판 시장에서의 탄탄한 유통망을 이용, 유통시장 공략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대기업 OEM 시장에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유니텍이 저가정책을 내세우더라도 엔비디아사의 게임용 3D 지원 기능이 뛰어나 주 수요처인 대기업들을 유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니텍은 『ATI사의 그래픽칩세트가 화질이 뛰어나 상당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진입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금까지 국내에서 ATI사의 공식 유통업체가 없어 수입유통업자들이 30% 이상 비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해왔기 때문에 시장진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자사가 직접 생산하는 만큼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