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호를 이끌고 있는 정주영 전 회장의 인맥들도 앞으로 관심거리다. 여전히 그룹안팎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주영 전 회장의 인맥은 1세대와 2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1세대는 주로 원로들로 그룹밖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2세대는 그룹내에서 요직을 맡고 있다. 그러나 정 회장의 타계로 이들의 입지는 예전만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세대 = 지난 63년 공채 1기로 입사한 심현영씨(62)는 정주영 회장의 대선출마로 정부와 관계가 껄끄러웠던 지난 93년부터 2년 간 그룹종합기획실장을 맡았으며 96년 청구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해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플라스틱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내흔씨는 현대건설 회장시절인 지난 98년 상암동 월드컵축구장 입찰 탈락의 책임을 지고 현대를 떠났지만 1년 만에 현대통신산업 회장으로 돌아왔다.
박세용씨는 지난 67년 입사, 주로 해외영업과 기획 분야에서 성장해온 대표적인 현대의 두뇌였다. 92년엔 국민당 대선본부 총괄본부장을 맡았다가 몽헌 회장과 함께 옥고를 치렀다. 99년 대북사업의 반대 이유로 현대상선 회장에서 인천제철 회장으로 밀려났다.
◇2세대 = 90년대 후반 현대경영의 전면에 부상한 이익치, 김윤규, 이병규씨 등이다. 이 중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과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은 최근까지도 정 전 명예회장을 독대할 수 있는 실세중의 실세로 「왕자의 난」 때 몽헌편에 섰다.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은 서울 상대 출신으로 지난 98년 「바이코리아」를 주도하며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으로 떠올랐으나 현대 주가조작 사건으로 사법처리되는 불명예를 안고 결국 그룹에서 떠나야 했다.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은 대북사업의 실무총책으로 방북시 정 명예회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했으며 정씨 집안의 가족모임 때도 참석할 정도로 측근이다.
지난 76년 현대건설에 입사했을 때부터 20년간 정 전 명예회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한 이병규 현대백화점 사장은 대통령 후보시절 비서실 특보를 지내며 정치자금을 관리, 1년 8개월 동안 도피생활을 하는 고초를 겪었다.
이밖에 비서출신으로 현대 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재수 현대건설 부사장(53)과 「재무통」인 이현태 현대석유화학 상임고문(66), 박종섭 현대전자 사장(5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