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우먼 파워 열풍

사회 전반에 걸쳐 불고 있는 우먼파워의 열풍이 유통 업계에도 거세게 몰아닥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하이마트·전자랜드21 등 유통 업계에 종사하는 여성 중 과장급 이상은 지난해 초까지 단 3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10명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영업사원 비율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통 업계의 속성상 영업환경이 다른 분야보다 험난하고 보수적이어서 모든 업무가 대부분 남성 위주로 이뤄지는데 그 속에서 여성들이 강인함과 활동성을 앞세워 가전유통시장에 여걸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것.

이처럼 여성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여성 특유의 유연한 사고관과 섬세함, 고객 친화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까다로운 요구를 투박한 남자들보다 잘 맞춰 내수부진을 극복하는 데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IMF 관리체제 시절 단지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권고사직을 받던 상황은 사라지고 디지털시대에 들어서면서 여성들이 갖고 있는 장점 덕분에 우수한 여성 영업인력이 배치되는 등 유통 업계에 우먼파워의 계보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국내판매사업부는 여성인력 중 1명만이 과장(1년차)이었으나 최근 입사 8년차 여성인력 가운데 6명을 과장으로 대거 승진, 총 7명이 됐다. 특히 6명 가운데 4명이 현장 영업에서 바삐 활동하는 간부급들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전자양판점 하이마트에서도 여성인력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99년 말 여성 영업인력은 전체 여직원 가운데 30.7%를 차지했지만 2001년 현재 그 비율은 44%로 절반 가까이 껑충 뛰어올랐으며 이들은 현장에서 여성 특유의 감성영업력을 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 연초 1명이 과장으로 승진, 하이마트 내 과장급 여성이 2명씩이나 배출된 것은 사상 처음이란 설명이다.

이밖에 보수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진 전자랜드21도 2월 말 현재 전체 여직원 가운데 여성 영업인력의 비율이 70%를 넘어선데다 이들이 매출에 막강한 파워를 행사하고 있어 빠른 시일 내 과장급 여성이 탄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