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만큼 비용 지불하는 유틸리티컴퓨팅 정착된다

HP, 미터기 개발..... IBM, z시리즈서 실현

아직은 초기단계..... 내년부터 활성화 기대

그동안 이론적 개념에 머물러 있던 「유틸리티컴퓨팅」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26일 한국을 방문한 HP 아태지역 유닉스서버사업본부장 겸 부사장인 피터 홀은 유틸리티컴퓨팅의 이론적 완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를 산정할 수 있는 기준과 실제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미터기 등의 부재로 인해 상용화가 요원했으나 최근 이를 개발, 오는 6월부터 명실상부한 유틸리티컴퓨팅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틸리티컴퓨팅」은 HP가 컴퓨터업계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개념으로 아직은 초기 정착단계이나 CPU·애플리케이션 등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내는 종량제 방식의 획기적인 서비스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유틸리티컴퓨팅은 이론적인 수준에서 거론되던 단계를 뛰어넘어 수도나 전기처럼 사용한 만큼 사용료를 내듯 각종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 등의 컴퓨팅서비스를 사용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유틸리티컴퓨팅은 특히 시스템이나 애플리케이션의 사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의 부재로 인해 여분의 시스템이나 하드웨어를 구비해 놓고 이를 사용할 때 비용을 지불하는 개념의 「여벌판매방식(iCOD)」 단계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번 HP의 미터기 개발을 계기로 「진정한 의미」의 유틸리티컴퓨팅이 실현될 전망이다.

피터홀은 『현재의 iCOD 프로그램은 여분의 CPU를 가져다 놓고 이를 사용하게 되면 무조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유틸리티컴퓨팅은 고객이 사용한 양을 미터기가 소프트웨어적으로 측정해 사용한 만큼의 비용만 지불하면 되는 혁신적인 개념의 컴퓨팅서비스』라며 『아직은 메모리·랜카드·입출력(IO) 등 컴포넌트 유틸리티컴퓨팅 개념을 완벽하게 실현하지는 않지만 내년부터는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이번 미터기의 개발을 계기로 고성능 유닉스서버의 유틸리티컴퓨팅서비스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특히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iCOD 개념이 많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실제로 구현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 때문에 컴포넌트 유틸리티컴퓨팅을 내세우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데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IBM(대표 신재철)도 지난해 10월부터 z시리즈(S390)와 i시리즈(AS/400) 등 두 제품군에만 제공하던 iCOD 개념의 유틸리티컴퓨팅을 다음달부터 e서버시리즈 전제품군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오는 4월부터는 z시리즈를 도입하는 고객에 한해 컴포넌트 개념의 유틸리티컴퓨팅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z시리즈에 도입하는 컴포넌트 개념의 유틸리티컴퓨팅서비스는 이 회사에서는 처음 도입하는 것으로 점차 i시리즈와 p시리즈(RS/6000) 제품군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이상헌)은 미국 본사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iCOD 개념의 유틸리티컴퓨팅서비스를 국내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타사에서 완벽한 의미의 유틸리티컴퓨팅 개념인 「컴포넌트 유틸리티컴퓨팅」을 도입한다면 이같은 개념의 유틸리티컴퓨팅서비스의 도입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아직은 관세 등의 문제로 어려움이 있지만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면 곧바로 실시할 수 있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컴팩코리아는 오는 2·4분기에 도입할 방침이며 한국후지쯔는 유틸리티컴퓨팅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봐가며 이같은 개념의 컴퓨팅서비스 프로그램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