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진발생이 국내 반도체주들의 주가에 단기적인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4일 일본 히로시마에 강도 6.4의 지진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정확한 피해정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NEC와 샤프, 미쓰비시, 도시바 등의 생산라인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진앙지 근처에 일본 반도체회사 주력공장들이 주로 집결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번 지진으로 인해 앞으로 공급차질이 예상되는 등 반도체 업황 개선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 D램 가격도 현재의 강보합세가 더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26일 국내 반도체주들의 주가도 지난주 말에 이어 전반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2000원 오르며 오름세를 이어갔고 특히 현대전자와 아남반도체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장비업체 중에도 주성엔지니어링이 상한가에 올랐고 미래산업·실리콘테크·이오테크닉스 등도 모두 10% 가까운 상승세를 보이며 「반도체의 날」을 만들었다.
하지만 일본발 반도체 상승세는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란 예상도 만만치 않다. 대만에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국내 기업들의 반사이익을 겨냥한 주가 상승세가 단발성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체적인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전우종 SK증권 팀장은 『이날 국내 반도체주의 상승세는 일본 지진 여파에 따른 심리적인 면이 강하다』며 『정확한 피해상황을 확인해 봐야 겠지만 D램 현물시장에의 파장은 주식시장이 반응하는 것처럼 뜨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은 삼성전자의 일본 현지법인을 통해 추정한 NEC의 생산차질의 경우 2주 정도로, 64MD램 기준으로 전세계 한달 수요량의 1∼2% 수준(500만∼1000만개)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