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페어 2001](1)주제발표:디지털경제하의 신마케팅 전략

◆한동철 서울여대 교수

현재 국내의 수백개 제조·유통·국영 업체들이 CRM을 하겠다고 난리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CRM 구축을 완료, 실행중인 수십개의 업체 중 CRM에서 투자에 비해 이득을 본 업체는 없다. CRM은 마케팅(기획·마케팅·고객만족)쪽에서 주도를 해야 하는데 모든 업체들이 전산쪽에서 주도를 하고 있다. CRM은 고객에 대한 일대일 마케팅이 초점이지, 얼마나 좋은 마트를 구축하는가나 서버의 용량이 커야 한다는 것은 부수적인 문제다.

또 다른 문제점은 CRM에 필수인 정확한 고객정보를 수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편의 카드를 여성이 들고 쇼핑을 해서 나온 자료를 분석해 남편에게 화장품과 여성 속옷 텔레마케팅을 마구 뿌려댄다. 일대일 마케팅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현실파악, 그리고 IT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결돼야 한다.

정보기술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가 유통정보화의 필요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면서 확고하게 밀어부치는 것이다. 그것이 안되면 데이터웨어하우징을 하지 마라. 현재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 더 낫다.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관련업체들이 하는 방식에 대해 분석해본 바에 의하면 향후 3∼5년내에 흑자로 돌아설 업체는 그다지 많지 않다. 몇몇 특정업체는 경쟁력이 상당히 있는 것 같고 나머지 업체들도 현재의 방식으로는 손해의 폭이 더 클 것 같다. 10년 정도 지나면 전자상거래가 어느 정도 돈이 될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한 몇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우선 전자상거래에 적합한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라. 회원을 많이 모아 공동 브랜드도 만들고 PB도 만들어라.

또한 전자상거래에 적합한 새로운 물류시스템의 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환상을 접자. 현재 B2C의 경우 상거래의 기본원리에 대한 이해없이 그냥 덤벼드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이것이 실패의 근본원인이다. 국내의 몇몇 전자상거래의 선두주자들이 창업한 지 몇년이 지났다. 아무도 벌지 못한다.

21세기 유통정보화의 최대 전제조건은 투명한 거래이고 언제나 추적가능한 정보흐름이다. 우리나라 유통정보화의 최대 걸림돌은 별볼일 없는 추적장치다.

컴퓨터 발달이 유통실무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치명적인 문제 중 하나는 유통정보화를 정보전문가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데 있다.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도구이지 목적이 아니다. 유통정보화는 유통전문가들이 수행해야 한다.